
최근 만난 지인에게 운동 여부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며 운동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느니, 비만치료제로 배를 한 번 찌르겠다(피하주사, 자가 투여)는 뜻이다.
요즘 주변에서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보다 비만치료제를 선택하는 사례를 과거보다 더 자주 볼 수 있다.
운동하는 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다이어트를 할 방법으로 비만치료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30대 PT 이용자 1030명 조사 결과, 월평균 PT 비용으로 1인당 67만3000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위고비의 경우 출하가격이 1펜(4주분) 당 37만2025원으로, 진료와 처방비를 포함할 경우 평균 60만~80만원에 이른다. 실제로 PT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가격에 식단 조절 없이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위고비 임상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다이어트를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점은 비만치료제에 의한 체중 감량은 근 손실에 이어 나타나는 다양한 부작용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비만치료제 대세로 떠오른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비만치료제 전에는 당뇨병 치료제 등으로 사용되던 성분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체중 감소에 따른 근 손실은 건강 상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식욕억제제 대비 탈모 부작용이 52% 높다는 연구 결과(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야르 에트미난 교수 연구팀)가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GLP-1 계열 약물은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 부작용에 이어 심각할 경우 자살 충동의 부작용을 보였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제 비만치료제는 더 좋은 효과와 다양한 편리성을 갖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비만치료제 개발에 경쟁이 붙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1개월에 한 번, 혹은 2~3개월에 한 번 투여가 가능한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인벤티지랩·지투지바이오·알테오젠 등)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아예 경구용으로 개발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삭센다와 위고비를 만든 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에 이어 국내에서는 한미약품·디엑스앤브이엑스 등이다.
과거 부작용과 요요가 높은 식욕억제제 대비 비만치료제의 등장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편리한 다이어트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직시해야 할 점은 건강한 다이어트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비만치료제를 처방받더라도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부에서는 비만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 마른 체형을 목적으로 비만치료제를 처방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25㎏/m² 이상으로 정의된다. 비만이 아니라면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를, 비만치료제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투여를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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