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났더니 꼭 한국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임 정부의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자크 랑 내외가 파리에서 한국의 음식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15일 행사장인 유네스코 본부 레스토랑을 찾았다.
자크 랑 전 장관은 당초 며칠 전 레스토랑에 전화를 했으나 예약이 꽉찼다는 답변을 듣고 주불한국문화원측에 '한국 전통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마련된 이날 오찬 자리에는 자크 랑 내외와 조일환 주프랑스대사 내외, 최준호 주불문화원장 등 5명이 함께 했다.
전통 한식 등을 주제로 담소를 나누며 진행된 오찬이 끝난 뒤 자크 랑은 "음식 자체가 양은 많은 것 같은데 균형이 잡힌 식단으로 보여 살찔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 평가를 했다고 최 문화원장은 소개했다.
이어 "정말 한국의 궁중 요리의 진수를 맛봤다"며 "한국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정말로 한국에 한번 가 보고 싶어졌다"고 대단히 흡족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는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으나 개인적인 식사 자리라는 점을 감안해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에펠탑과 앵발리드 박물관 등 파리 도심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유네스코 건물의 맨꼭대기 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이처럼 지난 10여일간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을 소개하는 한류의 진원지 역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6일부터 이 곳에서 열린 한국음식축제(문화관광부 주최, 주불한국문화원 주관)가 그 짧은 기간 에 우리의 입맛에 길들여진 이용객들의 찬사를 뒤로 하고 16일 막을 내린다.
최 문화원장은 "한식을 맛본 이 곳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뜨거워 깜짝 놀랐다"면서 "앞으로 정례적으로 이런 음식축제를 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첫날 무려 100여명의 예약 손님이 몰려들어 당초 40명 정도로 기대한 주최측을 놀라게 하는 듯 했으나 그 이튿날부터 거의 매일 100여명 안팎의 손님들이 이 곳을 찾았다고 한다.
이런 호응에 하루에 50인분 정도의 음식을 준비하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 요리사들은 일손이 달려 혼쭐이 났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준비해온 식기류도 50세트 정도밖에 안돼 진땀을 흘려야 했다. 1천여명의 유네스코 직원들이 이용하는 카페테리아에서 7유로 안팎에 비빔밥과 갈비탕 등 간단한 요리를 선보이던 행사는 중도에 중단하고 레스토랑에서 궁중음식 서비스에 치중하는 것으로 계획을 급히 바꾼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는 35유로에 잣죽, 인삼대추죽 등 죽류와 구절판, 삼색전, 대하잣집무침, 삼합장, 삼합탕 등 전식류 및 고기, 생선 등 본식을 선보였다.
요리는 한국전통음식의 세계화 홍보위원을 맡고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한식요리사 이재욱씨가 셰프를 맡아 한국조리사중앙회 소속 조리사 6명과 함께 준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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