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2015년까지 세계 50대 은행에 진입한다는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중국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에서 성공을 거둬 동북아시아 최고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중국 진출 전략은 차별화다. 대부분의 한국 은행들이 중국 진출 거점으로 홍콩이나 상하이를 선택한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중국 진출 초기부터 동북 3성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2003년 한국 은행 중 최초로 중국 현지 은행을 인수했다. 하나은행은 여세를 몰아 지난 8월 중국 법인 예비 인가를 취득하고 이르면 올해 안에 베이징에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 동북 3성,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하나은행은 지난 2003년 한국 은행 최초로 중국 은행인 칭다오(青岛)국제은행을 인수했다. 이어 2004년에는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에 지점을 열기도 했다.
지난 해에는 지린성에 위치한 중국 지린대와 공동으로 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 ‘하나금융과정’을 개설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하얼빈시 상업은행 임직원을 한국으로 초청해 중국 은행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동북 3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발전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으로 구성된 동북 3성은 석유와 석탄, 철광석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또 최근 중국 정부가 경제의 중심을 동남부 해안에서 베이징 등 동북 3성으로 옮기려 하면서 경제 특구로 부상하고 있다.
동북 3성의 지리적 요건도 매력적이다. 이미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데다, 북한(北朝鲜)과도 가까워 북한이 개방되면 가장 먼저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 베이징 이어 베트남, 인도 잇는 ‘차이나 벨트’ 추진
하나은행의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납입자본금 20억위안(약 2417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중국 내 기존 영업점인 상하이와 선양 지점 뿐 아니라 하나은행이 인수해 자회사로 갖고 있는 칭다오국제은행의 본점과 지점도 베이징 법인의 산하조직으로 재편된다.
하나은행 중국 법인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신흥 부자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뱅킹(PB) 영업에 주력하게 된다.
중국은 2002년 이후 연평균 10%대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고소득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예금증가율도 연평균 17% 이상 증가하고 있어 중국의 PB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하나은행의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또 2012년까지 창춘 톈진 다롄 광저우 난징 등에 추가로 지점을 개설해 총 12개 지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중국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09년까지 베트남, 인도를 잇는 ‘차이나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과 인도에 현지 사무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15년에는 하나은행의 해외사업 부문을 총자산의 15%, 순이익의 20% 수준까지 늘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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