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생존 전략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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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1-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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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대한투자증권은 하나대투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했다.

하나금융그룹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외형에서 우리금융그룹이나 신한금융그룹에 뒤지는 하나금융그룹은 이들과 전면전을 벌이는 대신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한 차별화를 생존 전략으로 채택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증권 계열사를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 등 2개사로 분화한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자산관리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분야로 특화하고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이 갖고 있던 투자은행(IB)부문은 모두 하나IB증권으로 넘겨 소매영업과 IB부문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또 다른 금융지주회사와는 달리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은행 출신이 아닌 외부전문가를 적극 기용하고 있다.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 부문에 굳이 은행 출신 경영자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증권 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하나금융의 차세대 성장 전략은 증권 등 비은행부문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발효를 앞두고 증권 계열사의 역량을 키운 뒤 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7월 증권 계열사인 대한투자증권의 사명을 하나대투증권으로 변경했다.

새롭게 출범한 하나대투증권은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자산관리부문을 더욱 공고히 하고 브로커리지 부문의 시장점유율도 현재 2%에서 5%로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당기 순이익 목표도 지난해 두 배 수준인 1천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또 하나대투증권을 하나은행과 함께 대표적인 금융상품 판매채널로 육성키 위해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은행 간의 연계 영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IB부문도 하나금융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주력 사업이다.

하나금융은 IB부문 강화를 위해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IB업무를 모두 하나IB증권으로 모으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하나IB증권은 국내 최초의 IB 전문 금융회사가 됐다.

하나IB증권이 출범하면서 하나은행 IB팀에 소속돼 있던 직원 10명은 하나IB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하나금융은 1천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IB증권 자본금 확충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하나IB증권이 IB 전문 금융회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전문가도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전문성 갖춘 CEO 대환영

민간이 대주주로 있는 금융지주회사인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은 계열사의 CEO 발탁 기준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의 CEO 대부분이 신한은행과 구 조흥은행 출신인 반면 하나금융은 비은행 출신들을 에는 주요 계열사 CEO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 9월 새로 취임한 이찬근 하나IB증권 사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장은 국내 1세대 IB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IB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국내 증권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성"이라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되는 모든 M&A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6월 새로 선임된 윤인섭 하나생명 사장은 ING생명과 그린화재, KB생명 등 3개 보험회사의 CEO를 지낸 보험 전문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장하원 소장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오랫동안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005년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새로운 실험들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비은행부문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은행부문의 전력 분산만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문의 금융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이러한 시도들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높다"고 평가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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