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업체들이 윈도 비스타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국내 보안업체들이 윈도 비스타가 대중화돼 있지 않아 아직까지는 제품 개발이 매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윈도 비스타 이용자들은 외국계 보안업체가 개발한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철수연구소, 이스트소프트 등 국내 보안업체가 지원하는 윈도 비스타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제품에 실시간 감시기능 등 핵심기능 일부가 제외돼 있어 이용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스트소프트가 최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보안서비스인 알약과 KT가 초고속인터넷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메가닥터 등 무료백신들은 모두 윈도 비스타의 고성능 버전인 64비트 제품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NHN의 네이버가 제공하는 PC그린은 64비트 윈도 비스타에서도 구동되긴 하지만, 백신의 핵심기능 중 하나인 실시간 감시기능이 제외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PC그린이 실시간 감시기능을 제공하던 때에도 64비트 제품에서는 이 기능이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무료백신뿐만 아니라 유료백신에서도 같은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
안철수연구소가 지난해 차세대 보안서비스를 표방하며 선보인 빛자루 역시 윈도 비스타 64비트 제품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하우리의 대표 보안제품 바이로봇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잉카인터넷과 뉴테크웨이브의 일부 제품은 아직까지 윈도 비스타를 아예 지원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윈도 비스타 이용자들은 백신제품 선택에 제약을 겪고 있으며, 일부 이용자들은 국산 대신 외산백신을 찾아 사용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윈도 비스타 이용자들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카스퍼스키, 어베스트 등 외산백신 사용기를 올리며 국내 보안업체들의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업체들은 소수의 윈도 비스타 이용자를 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윈도 비스타가 대중화됐다고 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고객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PC 사용자는 “백신업체들이 무료ㆍ유료백신을 두고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동안 외국업체들은 소수의 이용자까지 배려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보안업체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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