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세계는 친디아경제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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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1-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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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인도 만모한 싱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세계는 또다시 ‘친디아(중국+인도)경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싱 총리의 방중은 중국과 인도 양국관계가 지역패권을 놓고 경쟁하던 시대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싱 인도 총리가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이를 두고 용과 코끼리가 다투던 ‘용상지쟁(龙象之争)’시대에서 용과 코끼리가 함께 협력하는 ‘용상공무(龙象共舞)’시대로의 전환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용(龙)은 중국을, 코끼리(象)는 인도를 상징한다.

과거 티베트 라싸에서 일어난 폭동에 인도가 군대를 지원하고 달라이 라마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중국과 인도 양국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 1962년과 1975년에는 국경에서 충돌을 일으켜 수많은 사상자를 나았다.

이처럼 과거 국경분쟁으로 전쟁까지 치른 앙숙관계였던 중국과 인도가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윈난성(云南省) 쿤밍(昆明)에서 사상 처음으로 양국간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해빙무드로 진입했다.

그 후 한달여만인 지난 14일 양국간 정상급 회담을 갖고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동반관계를 선언한 것이다.

싱 총리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0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싱 총리는 지난 1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싱 총리는 방중 기간 동안 다른 일정은 전혀 배제한 채 실무적인 외교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13억과 11억의 인구를 가진 대국으로 세계 인구(66억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양국은 이 같은 거대 인구를 잠재력으로 경제규모도 급성장하면서 세계 속의 경제 강국들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 양국의 급속한 해빙무드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싱 총리는 지난 13일 베이징시 천강(陈刚) 부시장의 안내로 올림픽전시센터를 참관했다. 싱 총리는 “베이징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창의성은 이후 인도가 대형 경기대회를 주최하는 데 있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방명록에 ‘인도정부와 인도 인민들을 대표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원만한 성공을 기원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싱 총리와 원자바오 총리가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어 14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원쟈바오(温家宝)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회담을 마치며 양국 총리는 ‘21세기의 공동비전’이란 문건을 채택하고 몇가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양국은 국경문제를 포함한 미해결 분쟁을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이 같은 분쟁이 양국간 무역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원쟈바오 총리는 “양국관계 발전에 아주 중요한 문건”이라며 “이 문건은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앞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에서는 3가지 사항에 인식을 같이했다.

우선 양국간 고위급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그리고 올해 외교장관 상호방문을 진행하고 제4차 전략대화를 진행한다.

다음으로 양국은 계속적인 군사협력 강화에 동의한다. 올해안에 인도에서 제2차 양국간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제2차 양국간 국방고위층 관계자 국방대화도 진행한다.

끝으로 양국간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에너지, 과학기술, 환경보호 등 영역에서 협력수준을 높인다. 오는 2010년까지 양국간 무역액 목표를 기존 40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상향조정한다.

지난 2001년 35억9천만달러 수준이던 양국간 무역액은 해마다 25∼79%씩 급증해 지난해에는 386억4천686만달러로 늘어났다.

싱 총리는 방문 마지막날인 15일 국영 CC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에서 ‘21세기의 인도와 중국’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싱 총리는 연설에서 “인도와 중국은 양국간 경제무역 영역의 상호보완성을 잘 이용해 협력해야 한다”며 “인도는 뛰어난 소프트웨어산업을 갖고 있고 중국은 제조업과 원가 우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를 결부시키면 양국간 경제무역 관계 발전에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또 “양국이 기후변화, 환경보호, 에너지, 식량안전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테러리즘에 공동대응하며 지역과 국제업무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중국을 방문한 싱 인도 총리(가운데)가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주변 개발상황을 보여주는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처럼 양국간 급속한 해빙무드는 경제발전의 차이점이 두드러진 두 나라간 경제협력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듯 세계 유수의 제조업체들이 몰려와 제조업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에 비해 제조업에서 뒤떨어져 있지만 컴퓨터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정보기술(IT)에선 중국이 감히 넘보지 못할 만큼 앞서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과 인도가 협력한다면 이 같은 차이점을 서로 보완하며 발전할 수 있어 양국을 더욱 가까워지게 할 것이라는 평가다.

세계의 이목이 친디아경제에 주목하는 것은 이들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고 전망 때문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전세계 원자재를 몽땅 끌어들여 원자재 가격상승과 제품 가격변화라는 경제파급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친디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이미 미국을 추월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활력을 보일 경제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일본, 영국 등 각국 지도자들도 잇따라 중국을 찾아 경제협력 문제에 집중하면서 친디아 관계에 민감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김태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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