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최근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택배시장의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은 지난 17일 법정관리에 놓여 있던 대한통운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금호아시아나는 사실상 대한통운의 새 주인으로 등극했다.
이로써 한진그룹의 한진, 현대그룹의 현대택배, CJ그룹의 CJ GLS 등에 이어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에 이르기까지 국내 택배업계 '빅 4'가 모두 대기업에 편입되게 됐다.
앞서 유진그룹과 동부그룹, 동원그룹 등 중견기업들도 속속 택배 및 물류업체를 인수하며 택배시장에 뛰어들었다.
유진과 동부는 지난해 2월 로젠택배와 훼미리택배를 각각 인수했고 동원은 지난해 5월 KT로지스택배에 이어 12월에는 아주택배를 손아귀에 넣었다.
이밖에 신세계와 롯데그룹도 자회사를 통한 택배시장 진출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잇달아 물류 및 택배시장에 뛰어 드는 것은 택배시장을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 택배시장 규모가 연간 30% 성장해 3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대기업의 경우 수많은 계열사의 자체 물량만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개인택배 시장까지 공략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우선 택배시장의 수익률이 여타 산업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이다. 유가 급등세와 미국발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경우 수익률은 더 악화될 수 있다.
또 국내 택배업계 '빅 4'의 택배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유진, 동부, 동원 등이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할 경우 치열한 이전투구의 경쟁구도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 심화로 가격 경쟁에 불이 붙으면 자칫 서비스의 품질이 저하돼 전반적인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택배시장이 그룹간 자존심 싸움으로 이어질 경우 수백개에 달하는 중소형 택배사는 인수합병되거나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며 "결국 국내 택배시장도 일본처럼 향후 2~3년 내에 6~7개 대기업이 독점하는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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