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연 4.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세계 경제를 뒤흔든 금융시장의 위기와 고유가 등 대외 악재를 고려하면 비교적 선전한 셈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7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5%,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해 연간으로는 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으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올해 성장률 전망과 함께 지난해 성장률 예상치로 4.8%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도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GDP의 경우 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성장의 기여도는 제조업이 가장 컸고 건설업도 한 몫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로는 9.3% 증가했다. 건설업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4분기에 0.4% 성장으로 반전했다. 도로 등 토목건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출 측면에서는 민가소비가 2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기업의 설비투자도 3분기 -6.3%(전기 대비)에서 4분기 4.4%로 크게 늘었다.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며 "민간소비도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체적인 경제 성장이 국민들이 실제 느끼는 경기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4분기에 전기 대비 0.5%, 2.4% 증가하는 데 그쳐 실질 GDP 성장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 교역조건을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지난해 4분기부터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입이 크게 늘어났지만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2006년(5.0%)보다 0.1%포인트 낮지만 실질 GDI 성장률은 2006년 2.1%에서 지난해 3.9%로 1.8%포인트 높아지며 실질 GDP 성장률과의 격차를 줄였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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