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왼쪽)과 왕자오싱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 부주석이 지난 31일 베이징에서 외환은행의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
신노동계약법 시행 등으로 중국 내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중국을 빠져나오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은행들은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이 이날 동시에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공식화 했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국민은행과 기업은행도 올해 중국 내 지점 및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권의 중국 진출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베이징 지점 개설에 이어 이번에 현지법인 설립인가까지 취득하면서 중국 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현지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상하이, 베이징, 칭다로, 톈진 등 4개 지역의 분행과 톈진빈하이지행 등 총 5개 영업점을 현지법인 소속으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주요 도시로 점포망을 확장하고 현지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업무제휴도 추진하는 등 중국 내 영업범위 확장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납입자본금 3억달러(2천800억원) 규모로 중국 톈진에 본점을 둔 현지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톈진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최초의 국내 은행이 됐다.
외환은행은 톈진을 중국 북방지역의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을 감안해 현지법인 설립 장소를 톈진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올해 중으로 중국 장쑤성 쑤저우와 헤이롱장성 하얼빈에 지점을 개설키로 했다.
기업은행도 올해를 '해외진출 원년'으로 정하고 중국 현지법인 설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이 중국으로 몰려가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의 무한한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 금융산업은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계 금융회사의 총자산 규모도 지난 2006년 말 현재 60조위안으로 한국의 3.7배 수준이다.
현지법인과 지점의 영업범위를 차등 적용하는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도 국내 은행의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유도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이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할 경우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영업을 할 수 있지만 지점만 개설한 경우에는 소매영업을 할 수 없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금융시장을 선점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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