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경제는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의 확충을 위해 자본시장 발전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이룬 유례없는 빠른 경제성장은 1990년대 초 자본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증권거래소의 발전을 이끌었다.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혁신주도형의 금융인프라는 중국 증권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지난달 중국 인민대학교에서 열린 ‘2008년 중국 자본시장 연구보고’에서는 중국 증권거래소의 미래발전 전략에 대해 상세히 분석해 놓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초에 처음으로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를 설립했다. 증권거래소는 중국인 전용시장인 A주 시장과 외국인이 거래할 수 있는 B주 시장으로 구분된다.
개혁개방의 일환으로 해외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려던 B주 시장은 예상과 달리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 2001년 중국 내국인에게도 개방됐다.
중국 증권시장은 빠른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8.5억위안에 달하면서 중국이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
중국은 일련의 시장개혁 조치를 통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기본 구조와 제도를 마련했다. 이 구조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바로 중국 자본시장의 고유한 특징인‘신흥전환(新兴加转轨)’이다. ‘신흥’은 자본시장의 발전기간이 짧고 구조가 불완전하다는 뜻이다. 또 ‘전환’은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체제 전환을 의미한다.
개혁조치 이후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한 중국 증권시장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금융상품의 종류가 한정돼 있고 금융상품 출시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중국 증권시장이 이러한 변화와 도전을 극복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진 증권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혁과 변화가 요구된다.
우선 증권시장의 발전을 위해 보다 다원화된 감독관리체제가 필요하다.
증시에서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상장기업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려면 거래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국무원 직속기구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증권거래의 감시,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또 중국 증권시장은 발행체제의 개혁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중국내 상장이 증가하면서 증권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06년 국유주, 법인주 등 각종 비유통주의 유통을 핵심으로 주식구조를 개혁했다. 이는 중국정부가 2000년부터 국유기업의 민영화 추진, 일반투자자에 대한 국유기업의 경영책임성 제고 등을 위한 일련의 변혁이다.
이 같은 주식구조 개혁과 중국 증권시장의 거시적인 환경변화가 더해져 현재 중국 증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의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 홍콩증권거래소는 증권시장의 발전을 위해 전략적인 협력과 분업을 필요로 한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주로 성장하는 대기업들이 상장된다.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등 대형 블루칩들이 대거 상장되면서 상하이증권거래소는 날로 성장하고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는 대형 블루칩(蓝筹股)들이 주로 상장된다. 이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대형기업들을 말한다. 공상은행(工商银行), 중국은행(中国银行), 중국롄통(中国联通) 등 대형 블루칩의 상장으로 상하이증권거래소 규모는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해외 증시에 상장됐던 국유 우량기업들이 중국 증시로 되돌아와 상장됐다.
선전증권거래소는 중소기업증시(中小企业板)와 벤처기업증시(创业板)의 상장에 치중하고 있다. 선전증권거래소의 중소기업증시는 중국내 소규모 기업 신주가 발행되는 유일한 플랫폼이다.
또 제2증권거래소인 차스닥은 선전증권거래소가 자체 창업을 위해 전문적으로 설립한 중소형 기업을 위한 증권시장이다. 차스닥은 중국의 ‘나스닥’으로 거래, 정보공시, 지수설립 등에서 일정한 독립성을 갖는다.
차스닥의 출범은 선전증권거래소의 다각화된 자본시장 시스템을 의미한다.
지난해 4월 중신은행(中信银行)은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됐다. 중신은행은 중국공상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대륙과 홍콩에서 상장한 ‘A+H’주 형식의 중국 대륙은행이 됐다.
또 중국 내륙의 상하이, 선전 등 증권거래소와 더불어 홍콩증권거래소는 국제금융센터로서 홍콩과 대륙 사이의 경제무역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해주고 있다.
지난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주식시장도 귀속됐는데 홍콩의 기존 거래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또 2003년 중국 인민은행은 홍콩은행이 개인 위안화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결산업무를 제공했다. 이후 3년 동안 홍콩의 위안화 업무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중국 대륙지역 금융기관이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
이로 인해 위안화는 홍콩 증시에서 단순한 거래수단이 아닌 자본시스템에 기반한 금융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들어 대륙지역의 대형 국유기업이 잇달아 홍콩 증시에 상장하면서 상장사 수량, 신주발행 자금조달 규모, 증시 시가 등 면에서 신기록을 계속 돌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상은행은 홍콩에서 상장되면서 첫 기업공개(IPO)시 규모 면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차이나모바일, 중국은행 등 중국 굴지의 국유기업들이 A주 시장과 H주 시장에 동시 상장되면서 홍콩증권거래시장은 국제금융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이 향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자본시장이 명실상부한 세계 유수의 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려면 증권감독시스템의 선진화, 끊임없는 증권거래소의 개혁 등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이연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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