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 KT사장이 연임에 성공, 오는 2011년까지 민영화 3기 수장으로 KT를 이끌게 됐다.
남 사장의 이번 사장직 연임은 KT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KT로서는 사업의 지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돼 한층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 사장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 사장이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기 때문.
특히 KT의 2007년 경영성적표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0% 이상 낮아지는 등 민영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남 사장의 연임이 오히려 KT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통신시장 환경에 어울릴 수 있도록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아울러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이유로 두 달이나 앞당겨 사장추진위원회(사추위)를 구성, 남 사장을 단독 추천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 선거와 KT 사장 추천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게다가 매년 연구개발비용이 3천억원에서 정체돼 있어 KT가 미래를 대비하는데 인색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일고 있다.
◆경영성과 사상 최악
KT는 2002년 5월 민영화 이후 시내․외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 주력사업이 부진을 보이면서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최악을 기록했다.
KT의 가결산 자료를 보면 2007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4천337억원, 9천57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4%와 22.4%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KT의 당기순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2003년(8천434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명예퇴직금으로 8천315억원을 지급했다는 부분을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지 못한 일은 사실상 처음 벌어진 일이다.
민영화 첫해 4조7천8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체 매출의 40.84%를 책임졌던 전화(유선전화, 공중전화 등)부문은 작년 4조1천847억원까지 떨어졌다. 매출에서의 비중이 35.06%로 낮아진 것이다.
2002년 2조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화와 함께 KT의 양대 축을 형성했던 초고속 인터넷도 2006년 2조5천466억원까지 늘었다가 작년엔 2조116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연구개발비 투자 인색
기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투자비과 연구개발비다.
통상적으로 투자비는 현재 확정된 사업에 대한 각종 시설과 유지보수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연구개발비는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투자를 하는 방법이다.
KT는 그러나 2002년 민영화 이후 연구개발비가 정체돼 있어 IT(정보통신)융합 등 미래를 대비하는데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2년 3천23억원의 연구개발비용을 쓴 KT는 민영화 첫해인 2003년 2천956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줄곧 3천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설비의 신설과 매입 등에 다른 투자가 2003년 208억원에서 2006년 237억원으로 증가했을 뿐이다.
KT 관계자는 “아직 2007년도 감사보고서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전체적인 연구개발비용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년도 같은 3천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KT의 연구개발비 정체는 이통사에서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SK텔레콤과 대조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연구개발비는 2002년 2천323억원에서 매년 조금씩 증가, 2006년에는 2천881억원까지 늘었다.
◆무조건 현금배당?
KT는 민영화와 이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현금 배당하겠다”고 밝힌 후 1천원도 채 안되는 주당 배당금액이 최고 3천원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고 배당비율을 높여 주주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시도가 오히려 기업의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KT의 결산년도 기준 주당배당률은 공기업이었던 2001년 720원에서 2002년 860원에 불과했으나, 2003년과 2004년 각각 2천원, 3천원을 배당했다.
또 2005년과 2006년에도 주당 2천원씩을 배당했고, 2007년도 역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주당 2천원을 배당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기업들은 의사결정이 그들(외국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하고 “외국인들은 배당수익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신종명기자 sasori@, skc113@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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