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향기]가장 오랫동안 의학을 지배한 사람, 갈레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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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7-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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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노스(Claudius Galenus, 129~199년)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가 의학의 상징이라면, 갈레노스는

   
 
 

약 1300년 동안이나 서양의학을 실제로 지배했다.


현대 과학에서 어떤 연구결과의 가치를 평가할 때 해당 논문이 다른 논문에서 많이 인용 될수록 높은 가치를 갖는다.


이를 토대로 하면 단연 1등은 갈레노스다. 그것도 2등과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면서 말이다. 현대의학 시대가 열리기까지 대부분의 의학 분쟁이 '갈레노스의 말에 따르면…'으로 해결될 정도였다.


그리스 식민도시 페르가뭄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꿈에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우스의 지시를 받아 의사가 됐다.


갈레노스는 교육의 중심부인 스미르나, 코린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유학하며 의학을 공부했는데 당시 스승들은 당대의 주요 철학파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스토아학파 등이었다.


이 때문에 어느 특정 학파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게 됐다. 그는 뛰어난 의술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궁으로 들어가게 됐다.


합리적인 의학을 위해서는 해부를 통해 인체 장기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갈레노스가 살았던 로마 제국 시대에는 인체의 해부가 법으로 금지돼 영장류인 아프리카산 바바리 원숭이와 돼지를 주로 사용해 지식을 쌓았다.


그는 해부와 실험을 근육과 뼈를 구분하고 심장을 해부해 심장판막을 묘사하고, 정맥과 동맥의 차이점도 관찰하는 등 인체의 비밀을 상당부분 밝혀냈다.


그러나 현대 의학과 비교할 때 갈레노스의 의학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일례로 갈레노스는 살무사의 머리, 염소 똥, 시체 조각을 넣고 끓인 ‘만병통치약’을 만들었는데 황당하게도 18세기까지도 매우 중요한 약으로 통용됐다.


잘못된 이론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레노스가 행한 해부실험은 의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의학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갈레노스의 업적은 크다 하겠다. (글 : 김창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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