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수금비 차액 폭리 '의혹'

2006년 325억원, 차액 규모 해마다 증가

삼성화재가 보험료에서 수금비 명목으로 거둔 금액과 실제로 지출한 금액 사이에 발생한 수백억원의 차액을 고스란히 회사 이익으로 귀속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과도한 수금비를 걷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과 삼성화재에 따르면 지난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삼성화재가 보험계약자에게 거둬들인 수금비 총액은 584억9천6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지출된 금액은 259억6천600만원에 불과해 325억3천만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삼성화재가 챙긴 수금비 총액과 지출된 금액 간의 차액은 지난 2005회계연도에 255억9천만원, 2006회계연도에 298억2천만원, 2005회계연도에 325억3천만원으로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금감원이 보험사의 사업비 공개 의무를 완화함에 따라 삼성화재는 2005회계연도 이후의 수금비 수입 및 지출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수금비 차액이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에 포함돼 회사와 주주들만 이득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험계약자는 실제로 쓰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금비를 내고도 차액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최근 판매하고 있는 장기보험 및 개인연금보험 상품들은 수익이 발생해도 보험계약자에게 배당하지 않는 무배당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수금비는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계좌이체 할 때 은행에 지급하는 수수료나 보험계약자에게 보험 효력상실 안내문을 보낼 때 쓰이는 우편 비용 등 보험사의 편의를 위해 쓰이는 돈이다.

수금비가 줄어들면 보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는 수금비를 적게 낼 수록 유리하다.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보험설계사들이 계약자 집을 방문해 보험료를 수금했지만 최근에는 은행 계좌이체를 통한 보험료 납부가 일반화 돼 보험사의 수금비 부담이 줄었다"며 "수백억원씩 남겨 회사 이익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보험검사2국 관계자는 "수금비 항목만 놓고 보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다만 삼성화재 등 손보사들이 과도하게 수금비를 걷고 있는지 여부는 전체적인 보험료 산출 기준을 검토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은행 계좌이체 수수료나 카드납부 수수료 등은 처음에 수금비 명목으로 걷지만 지출할 때는 보험료 사업비를 구성하는 또 다른 항목인 유지비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거둬들인 수금비와 지출된 수금비 간에 차액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소비자연맹은 "수금비로 걷은 돈을 나중에 유지비로 지출해 차액이 발생한 것이라면 애초에 유지비를 과도하게 거둬들였다는 논리도 성립될 수 있다"며 "납득할 수 없는 보험료 운용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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