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주택은 거래가 급증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미분양을 해소하려는 주택건설업체와 중소형 주택을 손에 넣으려는 수요자들이 묘안 짜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사, "미분양 해소,뭐든지 한다"=지난달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사상 최대인 12만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경기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면서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2만3천가구에 달했다.
건설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 고육지책을 쏟아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약금 최소화하거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발코니 무료 확장 등 '공짜 마케팅'을 내세워 예비청약자들을 유혹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TV홈쇼핑 동원은 물론 사내 특판 등 과거에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던 신종 '묘안'도 등장했다.
3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창건설은 4일 경기도 수원시 망포동에서 378가구가 공급되는 '신창 비바패밀리'에 대해 발코니 확장 및 새시 무료 시공, 중도금 40% 무이자 대출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KCC건설도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서 1101가구가 분양되는 'KCC 스위첸'에 대해 발코니 확장 비용과 새시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공급된 대우자판 건설부문의 안양시 석수동 '이안'과 월드건설의 서울 강서구 염창동 '월드메르디앙' 등도 발코니 확장비용을 받지 않았다.
대출 조건도 잇따라 완화되고 있다. 풍림건설은 인천 용현동에서 820가구를 공급하는 주상복합 '용현 엑슬루타워'에 대해 중도금 이자후불제 적용과 함께 10%인 계약금을 5%씩 분납할 수 있도록 했다.
신도산업개발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 '마석역 신도브래뉴 3차'(476가구)에 계약금 5%, 중도금 최대 60% 무이자 대출 조건을 적용한다.
이 외에도 우림건설이 '상암 카이저팰리스 클래식' 미계약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GS홈쇼핑을 동원했고 일부업체는 사내 직원을 통한 특별 판매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분양아파트의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소ㆍ중ㆍ대형 등 주택크기별로 달리 적용해 온 단위면적(3.3㎡) 당 분양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하거나 대형 아파트를 수요자의 입맛에 맞게 중ㆍ소형으로 쪼개 다시 분양에 나서는 등 극도로 얼어붙은 청약시장에서 수요자들을 향한 신종 '구애' 전략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주택 수요자, "전세난 속 중소형 어디없나"=주택건설업체들의 미분양 해소 의지만큼이나 중소형 주택을 찾으려는 수요자들의 열기도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중소형주택에 대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울은 강북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중소형아파트 입주 물량(2만9천여가구)도 턱없이 모자라 서울의 전세난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재개발과 재건축 그리고 새 정부의 대학입시 자율화와 영어공교육 강화 방침 등에 따른 강북 이주수요도 커 강북의 중소형 매물부족 현상은 전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전세값은 전주에 비해 평균 0.1% 올랐다.
이처럼 전세난이 심화하자 수요자들은 다세대ㆍ연립, 소형아파트 등 소형주택 경매시장에서 서울 다세대ㆍ연립 낙찰가율이 뛰어 오르고 있다. 봄 이사철 및 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로 전세값이 뛰자 임차인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소형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된 양재동 46㎡형(감정가 1억5천만원) 다세대주택에는 54명이 참여해 2억400만원에 낙찰됐다. 강북에서는 소형아파트 낙찰가도 급등세다. 지난달 4일 북부지법에 나온 전농동 59㎡형(감정가 1억5천500만원) 우성아파트에는 42명이 몰려 2억1천850만원에 낙찰됐다.
재건축 초기 소형단지들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한달간 매매가가 1.05% 오른 노원구의 경우 전반적인 상승세 속에 재건축 단지들도 함께 오르고 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저렴한 소형 아파트는 실거주와 더불어 향후 시세 차익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재건축 초기단지들 위주로 인기"라고 말했다.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는 추진위원회만 구성됐지만 79㎡형이 지난 한주간 1천만원 올라 2억~2억2천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3.3㎡당 1천만원이 되지 않는 저렴한 시세에 인근 장위뉴타운 개발 후광도 기대할 수 있어 매수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해진다.
별다른 진행사항이 아직 없는 상계동 주공8단지도 36㎡형이 5백만원 올라 2억1천만~2억3천만원, 49㎡형이 2백50만원 오른 3억5천만~3억7천만원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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