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 정책선회때 자금회수 어려워
국가정책사업인 친환경연료개발 관련 민간사업에 신한금융지주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대면서 담보를 일부러 면제해 외부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5일 지식경제부와 굿모닝신한증권, 군인공제회 등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사회주의국가인 라오스의 코라오사가 바이오디젤 원료를 생산하는 사업에 굿모닝신한증권을 통해 350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은 코라오사에 돈을 대면서 부동산처럼 당장 회수가능한 담보가 있었음에도 받지 않아 외부압력 의혹은 물론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순수하게 민간 형식으로 이뤄진 투자라고 굿모닝신한증권은 주장했지만 이를 무색케 하는 정부의 협조 당부와 사업성 보장이 있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7월 라오스에 갔을 때 코라오사에 연락해서 도와줄 수 있는 게 뭐냐고 물을 것을 지시했다"며 "당시 현지 대사관의 협조로 라오스 정부인사, 오세영 코라오사 회장과 함께 만나 자원개발사업을 상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라오스를 찾기 전까지 굿모닝신한증권은 확신할 수 없는 수익성과 코라오사의 빈약한 담보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었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당시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와 공동투자하는 방안을 만들어 라오스 현지실사에 나섰다"며 "코라오 쪽에서 담보제공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코라오사가 담보를 강요하면 돈을 받지 않겠다는 식이어서 공제회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회사 차원에서 내린 투자 결정이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철수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에 밝은 전문가는 일개 증권사가 군인공제회나 행정공제회 같은 공적기금에 담보제공을 꺼리니 그냥 투자하라고 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자기계정으로 투자할 때는 돈에 상응하는 담보를 잡는 게 원칙이다"며 "누가 회사돈 수백억원을 태우면서(투자하면서) 부동산 같은 기본적인 담보도 잡지 않고 성장성 하나에 자기 목을 걸겠냐"고 되물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동걸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라오스투자청 홈팽수라라이 국장이 지난해 3월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전략적제휴를 맺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
정부가 투자를 권하면서 사업성을 보장한 정황도 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투자가 안전하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라오스 현지에서 생산한 바이오디젤 원료를 국내에 들여와 14개 바이오디젤업체가 구입.생산토록 해 일정한 매출과 이익을 보장한다는 조건이었다"고 털어놨다.
참여정부가 바이오디젤 사업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 의지를 계속 드러내 왔지만 관련업계는 꾸준히 의문을 제기했다. 막연한 시장성만 존재할 뿐 이익실현까지 걸릴 시간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바이오디젤 사업을 새정부가 폐기하거나 수정한다면 시장성 자체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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