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매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경매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강남권의 중ㆍ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최근에는 강북권의 소형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이 주택 경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강북권을 중심으로 소형 연립ㆍ다세대주택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서 심화하고 있는 전세난과 무관치않다. 최근 수요가 몰리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의 물량이 달리면서 전세값이 치솟자 주택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주택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5일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강북권의 아파트 전세값은 전년 같은 달보다 4.0%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1.3%와 서울 전체 평균 1.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강북권에 예고된 각종 개발재료에 대한 기대감도 경매시장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오는 2016년 완공 예정인 경전철 건설, 상계3ㆍ4동 뉴타운 개발, 창동차량기지 이전,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 등 호재가 줄을 잇고 있다.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우이~신설 간 경전철 착공 및 미아 뉴타운 개발, 녹지공원 조성, 북부법조타운 개발 및 우이~방학 간 경전철 연장 등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는 이미 연립ㆍ다세대 주택이 매물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경매 물건도 눈에 띄게 줄었다. 몸값이 오른 만큼 담보가치도 커졌기 때문이다. 경매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소형 연립과 다세대 주택은 소액 투자가 가능한 데다 아파트 입주권이라는 개발 후광도 얻을 수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자의 관심도 경매시장으로 한데 모으고 있다.
그 결과 경매시장에서는 강북권의 연립ㆍ다세대 주택에 대한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크게 뛰어 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서는 노원구 중계동의 39.3㎡형 다세대주택(감정가 1억5천만원)이 8명이 참여한 가운데 1억8천556만원(낙찰가율 123.71%)에 팔렸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성북구 종암동의 53.31㎡형 다세대주택이 감정가(1억3천만원)보다 30.88% 높은 1억7천여만원에 낙찰됐다. 이 경매에는 32명이 몰렸다.
앞서 26일 같은 지법에서 열린 중구 신당동의 63.6㎡형 다세대 주택(감정가 1억4천만원)은 48명이 참여한 가운데 2억1천여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51.27%에 달했다. 신당제9구역 재개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같은 동네의 52.21㎡형 다세대 주택은 감정가의 144.10%에 낙찰된 경우도 있다.
낙찰가율도 높지만 최근 서울 강북권 연립ㆍ다세대 주택은 경매에서 낙찰률도 크게 오르고 있다. 앞서 든 사례만 해도 모두 유찰 없이 한번에 낙찰됐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주택 경매시장의 열기가 끌어오르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매 물건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매시장의 과열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다산의 김경수 대표는 "최근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맞물려 경매시장에서 다세대ㆍ연립 주택의 인기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하지만 물건 품귀로 경매시장이 과열되면서 투자가치와 무관한 물건의 가격도 같이 뛰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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