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유동성까지 풍부해져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광의유동선(L)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3.0% 급증해 지난 2003년 1월 13.6%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년 이상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가 증가해 지난 2003년 3월 11.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시중유동성이 급증한 것은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중 기업대출 증가액은 11조4천85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말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상환하고 은행들도 대출을 억제해 유동성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새해 들어 대출이 다시 늘어나면서 유동성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월에도 유동성 증가세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월중 광의통화(M2) 증가율이 1월보다 높은 12%후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Lf 증가율도 1월보다 상승한 11%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7월과 8월에도 두 달 연속으로 콜금리를 인하하면서 유동성 잡기에 실패한 바 있다.
한미 정책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유동성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뉴스'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