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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쉰도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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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3-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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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시 아파트 값 급락세 지속…'낡은 아파트' 이미지 수요층 외면

개발 호재로 서울 강북권이 주거수요를 끌어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강남 대체지로 각광받던 수도권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마저도 매매가가 2억~3억원씩 빠지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처럼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가 주택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은 '약관'에 다다라 노후화된 단지가 '신도시'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탄, 파주, 김포, 광교 등 새로 선보일 2기 신도시는 수요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도시 프리미엄으로 형성된 가격거품과 고가주택 거래를 망설이게 하는 각종 금융 규제도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분당 신도시가 속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2월 말 기준 전년 대비 4.1% 내렸다. 일산 신도시가 있는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의 아파트값도 각각 3.3%, 4.1% 하락했고 평촌 신도시가 펼쳐진 안양시 동안구는 3.0% 빠졌다. 산본 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는 2.2% 내렸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경기도 전체의 아파트값이 각각 평균 2.5%, 1.2%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인기 고가아파트로 꼽히던 대형 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점이다. 신도시 고가아파트의 대표격인 분당 정자동 파크뷰 181㎡형의 경우 지난해 2월말 21억5천만원에서 최근엔 18억~18억5천만원으로 급락했다. 1년새 3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일산에서는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우성 192㎡형 매매가가 1년만에 14억2천500만원에서 12억5천만원으로 18억원 가까이 추락했다. 평촌에선 목련 신동아 181㎡형이 1년 전보다 1억5천원가량 낮은 12억3천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1기 신도시 가격이 하락세를 탄 것은 이들 지역이 강남 대체지로서 주거 수요를 끌어 모으고 있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1기 신도시는 서울에 비해 저렴한 주택가격과 쾌적한 주거 환경, 편리한 교통 조건 등을 내세워 수도권 수요자들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새로 조성될 동탄, 파주, 김포, 광교 등 2기 신도시와 뉴타운 개발 호재로 서울 강북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1기 신도시가 누려온 대체 주거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싼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 시기를 늦추게 하고 있다.

신도시 프리미엄으로 지난 2006년까지 오를 대로 오른 가격도 수요층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급매물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서야 봄 이사철을 맞아 일부 매물이 거래되면서 하락세를 지속하던 아파트 가격이 반짝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분당과 평촌의 아파트 단지는 '낡은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크기 때문에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리모델링 추진 등 가격 상승을 이끌 재료가 있지만 인근 판교 등으로 수요가 몰리는 대세를 꺾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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