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과 목동, 과천 등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 주요 아파트의 보유세가 올해 크게 줄어 든다. 보유세 산정 근거인 공시가격이 일제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용산과 노원 등 개발 호재로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른 강북지역은 보유세 부담이 늘었다.
국토해양부는 실거래 신고가격과 감정평가액, 현장 탐문조사, 정보사이트 가격 등을 토대로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확정한 결과 전년대비 2~3% 가량 상승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22.7%)보다 10배 이상 줄어든 것으로 공시가격 조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지난 2006년(16.4%)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대상 주택과 저가 주택가격은 올랐지만 고가아파트나 버블세븐 및 신도시의 경우 조세,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실제 가격 수준별 등락률을 보면 3억원 초과 주택이 평균 -1.5~-5%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2억원 이하 소형ㆍ저가주택은 7~8%대의 상승률을 기록, 고가주택과 저가주택간 격차가 다소 해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버블세븐과 신도시 아파트값이 내림에 따라 올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는 6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2만가구 가량 줄 것으로 전망됐따. 지난해에는 27만5천가구가 종부세 대상이었다.
단지별로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전용 84.43㎡)형이 지난해(9억8천400만원)보다 4.9% 하락한 9억3천600만원을 기록했다.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 105㎡(84.75㎡)형은 6억8천만원에서 6억3천200만원으로 7.1% 내렸다.
신도시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타기는 마찬가지다. 분당 이매동 이매청구 109㎡(84.99㎡)형과 일산 장항동 호수마을 현대 105㎡(84.81㎡)형은 각각 지난해보다 7.7%, 9.7% 내린 4억5천600만원, 3억4천600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도권 주요 단지들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지난 2006년 공시가격 조사가 본격화된 이후 처음이란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의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은마 112㎡형의 올해 보유세는 503만8천800원으로 지난해(508만8천원)보다 1.0% 낮아진다. 일산 장항동 호수마을 현대 105㎡형의 경우도 지난해 83만7천원에서 0.9% 줄어든 82만9천800원을 납부하게 된다.
반면 용산 등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과 인천 등은 공시가격이 대폭 오른 지역은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올 공시가격이 4억3천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1.1% 뛴 서울 용산구 산천동 리버힐 삼성 105㎡(84.98㎡)형은 보유세가 85만5천원에서 10.0% 상승한 94만원으로 뛴다. 세부담 상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인천 남구 주안동 쌍용 주안아파트 76㎡(71.44㎡)형도 공시가격이 지난해 8천200만원에서 올해 1억100만원으로 23.2% 늘었다. 이에 따라 보유세도 7만5천600원에서 7만9천380원으로 5.0% 상승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 강남을 비롯해 버블세븐 등 주요지역의 경우 각종 대출 규제와 수요 기근에 따른 거래 침체로 전체적인 가격 하락 현상을 보였다"며 "고가주택의 경우 종부세 등의 영향으로 더욱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공시가격(안)에 대한 입주민 등의 의견을 받아 관련 조사를 벌인 뒤 오는 4월30일 확정 공시할 예정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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