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주택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이사 수요가 몰리면서 매물마저 달리는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강북권에서 중소형 주택을 찾는 수요가 두드러지지만 중소형 쏠림현상은 강남은 물론 서울 인근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강북권인 노원구의 집값은 새해 들어 두달간 4.3% 올라 상승폭이 서울에서 가장 컸다. 특히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값은 두달새 3000~4000만원 급등해 3.3㎡당 평균가격이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상계동 주공11단지(79.07㎡)의 경우 새해 들어서만 3000만원 가까이 오르며 지난달말 기준 최고 호가가 3억8750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현상은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월4일부터 지난 7일까지 강남권 소형(66~95㎡)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 조사 결과 강북의 노원구 중계동이 10.41% 상승한 가운데 강동구 암사동과 송파구 석촌동이 각각 6.31%와 5.88% 올랐다.
이밖에 강동구 천호동(2.17%) 강남구 수서동(1.74%) 서초구 서초동(1.36%) 송파구 풍납동(1.15%) 등의 오름세가 돋보였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중소형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 요인으로 서울 강북의 경우 각종 개발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뛰어 오른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실수요자들이 아예 중소형 주택을 매입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청약시장은 물론 경매시장에서도 중소형 주택을 손에 넣으려는 수요자들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59곳 2만5576가구를 대상으로 청약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주택형 126개)의 경쟁률은 평균 1.65대 1로 85㎡ 초과 중대형(187개) 0.83대 1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순위 내 청약 실적도 중소형이 중대형을 앞질렀다. 중소형은 올해 공급 물량 가운데 46%인 4402가구가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웠지만 중대형 24.3%(3900가구)만이 순위내에서 청약을 마칠 수 있었다.
경매시장에서도 중소형 주택은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특히 아파트보다 저렴한 중소형 연립과 다세대주택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연립ㆍ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4.34%로 전월(103.21%)보다 높아졌다. 그만큼 고가 낙찰이 늘었다는 것이다.
연립ㆍ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3월(108.79%) 이후 1년째 100%를 웃돌고 있다. 입찰 경쟁률도 1년새 7.5대 1에서 9대 1로 높아졌다.
중소형 주택 수요가 크게 늘자 소형과 중형 아파트간 가격차도 1년새 1000만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재건축 제외) 가격은 전용면적 60㎡ 이하인 소형이 평균 2억6108만원, 60~85㎡의 중형이 4억6337만원으로 2억229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2억1220만원에서 991만원이 줄어 든 것으로 소형 아파트값이 그만큼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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