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 여러 펀드로 분할 운용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연금기금운용의 평가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현행처럼 단일 공적기구가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면 자본시장 지배력이 과도하게 커져 금융시장 불안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2003~2005년 사이 국민연금의 보유비중이 큰 50개 기업은 국민연금의 주식매수기간에 가중평균누적수익률이 1.99%에 이를 정도로 주식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주식매도기간에는 누적수익률이 -0.82%로 집계돼 국민연금의 주식매수.매도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기금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거대기금이 단일 공적기구에 의해 운용됨에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이란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국가연금기금을 여러 펀드로 분할해 운용하고 있는 스웨덴처럼 기금을 분리.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공적연금의 위험자산시장 참여비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본축적이 저해되고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없는 경우와 비교할 때 국민연금의 존재 자체는 자본축적을 촉진하며 국민연금이 무위험자산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연금의 고갈시기가 늦춰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국민연금기금의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해외투자의 대폭적 확대 전략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자본시장 지배에 대한 압력 해소와 국제적 분산투자의 이점 등을 감안할 때 궁극적으로는 해외투자 비중을 30∼40% 수준으로 책정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대표성은 확보했으나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은 부족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최근 3년간 성과는 비교 대상국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기금운용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운용조직을 별도의 독립기관으로 분리하고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와 기금운용 실무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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