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유없이 일을 하지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160만명을 넘어섰다. 경기 부진으로 일자리 상황이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또 기업체 입사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도 사상 처음으로 60만명을 돌파해 고용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2월 기준으로 "일할 능력은 있지만 그냥 쉬는 사람"과 취업준비자에 실업자 81만9000명을 합해 '사실상 백수'는 305만명에 달한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은 올해 2월 현재 162만8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15세가 넘은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곧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전혀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아프거나 취업이 어려울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지만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는 사람은 '쉬었음'으로 분류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나이가 많아 일하기 어려운 이들은 보통 '연로'로 분류되고, 아직 일할 수 있지만 직업을 그만둔 뒤 특별한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고 쉬는 경우 '쉬었음'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쉬었음'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13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만1000명 늘었고, 여성은 같은 기간 8000명 증가한 2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2월 기준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2003년 97만7000명, 2004년 116만4000명, 2005년 147만4000명, 2006년 156만1000명에 이어 올해 2월에는 160만명을 넘어섰다.
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도 2월 현재 60만7000명으로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8만6000명 가량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60만명을 넘어섰다.
취업준비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취업준비를 위해 고시학원, 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사람은 2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만5000명이 늘었고, 통학을 하지 않고 자택 또는 인근 독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5만1000명 증가한 36만7000명이었다.
2월 기준 취업준비자는 2003년 33만3000명, 2004년 36만8000명, 2005년 44만6000명, 2006년 48만4000명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일할 의사가 없거나, 또는 일할 의사가 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눈높이의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쉬었음'이나 '취업준비'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형편이 어려울 경우 적극적으로 아무 일이나 하겠지만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괜찮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눈높이가 높은 실업자로 여겨진다"고 말했다./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