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신규 분양시장에서 오피스텔이 선전하고 있다. 규제나 자금부담이 아파트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풍림산업이 인천 용현동에 짓는 '용현엑슬루타워'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결과 190실이 공급되는 오피스텔에 2485명이 몰려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함께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중대형(122~173㎡)은 441가구 모집에 75명만이 청약에 나서 경쟁률이 0.17대 1에 그쳤다. 189가구가 공급되는 중소형(83~112㎡)만 간신히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웠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처로 꼽히는 오피스텔이 오는 8월 전매제한을 앞두고 수요가 몰려 경쟁이 심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지난달 19일 청약을 마친 화성 동탄 '동일하이빌'도 271실 모집에 524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함께 선보인 용인 동백 '동일하이빌'(75실)은 이보다 높은 평균 9.4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반면 같은 시기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온 일반아파트는 청약률이 저조했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 짓는 'KCC스위첸'은 단지 내에 멀티플렉스급 영화관을 조성키로 하는 등 청약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결과 0.34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1순위 접수를 실시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위더스빌'도 전체 157가구 가운데 11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중랑구 묵동에 짓는 '위더스빌'도 같은 날 1순위에서 80가구 모집에 3명만이 나섰다.
이처럼 신규 분양시장에서 오피스텔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오피스텔은 건축축법상 업무용 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포함되지 않는다. 더욱이 청약통장이 필요없어 누구나 분양시장에 나설 수 있고 오는 8월 말까지는 전매제한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전세값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소형 아파트 가격이 함께 오른 것도 오피스텔 선호현상을 부추겼다. 오피스텔은 소액으로 매입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대체 주거지로, 투자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보다는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큰 소형에 대한 선호도가 크다.
실제로 용현엑슬루타워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65실씩 나오는 103㎡, 105㎡형에는 각각 1184명과 1117명이 청약했지만 이보다 큰 291㎡형에는 60실 모집에 184명이 나서는데 그쳤다.
오피스텔이 최근 각광받는다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할 일은 아니다.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오피스텔은 업무용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활용할 경우엔 10%의 부가세를 물어야 한다. 취ㆍ등록세 감면, 비과세 혜택도 없는 데다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될 수도 있어 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최근 오피스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오피스텔은 업무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주요 기능이 사무실인 탓에 경기에도 민감하고 주거 수요층도 신혼부부나 독신 직장인 등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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