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 폭등에 이어 원·달러 환율이 2년2개월만에 1000원을 돌파하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큰 항공, 식품, 정유, 철강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를 비롯 식품, 철강업체 등이 유가와 곡물가 상승에 이어 원·달러 환율까지 1000원을 넘어서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는 환율회피를 위해 환헷지와 사업축소, 결제기간 연장 등 각종 대응방안을 마련중이지만, 환율상승이 지속될 경우 이 같은 노력이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항공업계의 영업구조는 고객들에게 원화를 받지만, 여객기와 유류 등의 구입은 달러로 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상승에 취약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보이자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맷으나 1000원을 돌파하면서 고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환율을 920원대로 잡았지만, 환율이 1000원을 돌파하면서 1760억원의 추가 손실 위험에 직면했다.
대한항공 측은 “환율이 10원이 오를 때마다 2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고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910원에서 10원 오를 때마다 15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적자 국내노선을 일부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밀과 옥수수, 대두 등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체도 원자재값과 환율이 동반상승하면서 고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환율 10원당 연간 수입비용 부담액이 30억원씩 늘어나는 구조로 환율이 당초 전망치인 935원에서 1000원으로 상승할 경우 최대 195억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제분도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45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자재의 대금 결제 기간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경우 손실액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매년 슬래브, 고철 등을 해외에서 대거 수입하는 철강업체들도 달러 상승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슬래브의 가격이 상승한 데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2010년 자체 쇳물을 생산하기까지는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도 환율이 오르면 원유도입 비용이 높아지는 구조여서 손실 위험에 직면해 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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