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곡물 펀드 바람이 불고 있다.
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로 국내외 증시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은 상승폭을 넓히고 있어 고수익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하나 기업 외환 등 토종 은행들은 물론 씨티 HSBC 등 외국계 은행까지 곡물 관련 펀드 판매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산은 짐로저스 애그리 인덱스 파생상품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세계적 실물자산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와 글로벌 금융회사인 ABN 암로(AMRO)가 개발한 '국제농산물지수(RICI)'에 연동돼 지수상승률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투자대상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밀, 옥수수 등 총 21개 농산물이다.
외환은행도 지난 2월 말부터 '미래에셋맵스 로저스 농산물지수 파생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도 RICA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된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곡물 관련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도이치 프리미어 애그리 비즈니스 주식형펀드'는 비료나 씨앗 등 농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글로벌 증시 악화로 지난 6개월 간 7.1%의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 하나의 곡물 관련 펀드인 '미래에셋맵스 로저스 농산물지수 파생상품'은 RICI에 연동하는 상품으로 곡물 가격 폭등에 힘입어 지난 6개월 간 29.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계 은행들도 곡물 관련 펀드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대두와 밀 등 2가지 곡물의 선물 가격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삼성 농산물디지털플러스채권투자신탁 제2호'를 18일부터 24일까지 한시 판매한다.
씨티은행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삼성 농산물디지털플러스채권투자신탁 제1호'를 한시 판매해 약 3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은 바 있다.
농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월 말부터 '마이애셋 글로벌 코어 애그리 주식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농축산물 생산 및 가공, 비료, 농약 관련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다.
곡물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성엽 하나은행 상품개발2부장은 "곡물 등 선물가격에 투자하는 펀드는 고수익에 따른 고위험이 존재한다"며 "주력펀드를 따로 두고 곡물 펀드는 보조 펀드 개념으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한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곡물 가격 폭등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언제까지 가격이 오를 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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