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3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일에 이어 여전히 1000원대를 웃돌아 외환시장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환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관심을 피력했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5.20원 하락한 1014.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지난달 29일 이후 13거래일만에 오름세가 꺾였다.
이날 환율 하락폭은 지난 2005년 2월22일 17.20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보자 8.70원 떨어진 1020.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후 투신권의 매수세가 가담하면서 장중 한 때 1030.50원까지 치솟았다가 대규모 매물이 나오면서 다시 1012원선으로 후퇴했다.
이후 1010원대에서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결국 10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에 비해 환율이 급락한 것은 외환당국이 매도 개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개입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투신권에서 달러선물 매도분을 청산하기 위해 적극 매수에 나선 것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당국의 개입으로 영향력이 제한됐다.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어 달러화 매집세가 강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전일 3년5개월 만에 1060원대로 진입했던 원/엔 환율도 이날 1040원대로 떨어졌다.
한 외환딜러는 "최근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외환당국이 시기적절하게 개입했다"며 "다만 이날 당국의 개입은 환율 추세를 바꾸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는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은 한 숨 돌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을 통해 청와대 금융비서관실로 전달되는 원/달러 및 원/엔 환율 정보를 수시로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환율 정보를 보고할 정도다.
이 대통령은 국책 연구기관은 물론 민간 금융회사나 기업 등으로부터도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최근 환율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이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전체가 알고 있다"며 "환율을 비롯해 국제 원자재 가격, 증시 동향, 채권 동향 등에 관한 회의를 수시로 열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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