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신식산업부 폐지, 중국 IT산업의 미래는?

이제 중국에서도 신식산업부(信息产业部 우리의 정보통신부)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주 막을 내린 양회(两会) 의결에 따라 신식산업부가 공업신식화부(工业和信息化部)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우리식 명칭으로는 산업정보부 쯤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식산업부 폐지가 중국의 정보통신 정책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정보통신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로 인해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의 정보통신 시장변화에 쏠리는 국내외 관심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신식산업부의 공업신식화부 재탄생에 거는 기대가 다소 긍정적이다.

   
 
올해 중국 정보통신 산업 규모는 2.1조위안으로 예상돼 지난해 대비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신식산업업무회의.

신식산업부에 대한 기능 재조정, 기구 통폐합 등 문제는 이미 수년전부터 공식적으로 거론돼 왔다. 또 유무선 통신산업과 관련해 시장 재개편도 적극 추진돼온 터였다.

때문에 신식산업부 폐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그리 충격적이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급속한 발전적 시장개혁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신식산업부 폐지와 공업신식화부 신설은 중국 국무원 조직의 ‘대부제(大部制)’ 체제개혁 특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서로 유사한 직능부문을 통합해 대기능을 지닌 기구를 만든다는 논리이다.

신식산업부라는 기구는 사라지되 그 기능은 더욱 강화된다는 의미이다. 또 산업화와 정보화를 동시에 강력히 추진하는 동력을 달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공업신식화부 신설은 산업화와 정보화에 대한 관리체제를 더욱 발전시켜 새로운 형태의 산업화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중국 정보통신 산업은 각 영역별 통융합이 끊임없이 진행되면서 정부직능에 대한 변화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화와 정보화를 서로 기능적으로 융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고급신기술산업과 전통공업을 서로 결합해 계획, 정책, 표준 등 면에서 더욱 확대된 기능을 맡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의 시장경영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북경대학 정부관리학원 장궈칭(张国庆) 교수는 “정보화도 새로운 생산력이다. 또 새로운 형태의 공업이다. 이제 두가지를 합리적으로 함께 묶어야 한다. 정보화가 제2차 산업인 공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원쟈바오(温家宝) 총리는 이번 양회에서 “지난 5년간 정보통신 발전은 통신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경제사회 발전에도 긍정적으로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중국이 특색있고 새로운 형태의 공업화 행진을 계속하려면 신식화와 공업화의 융합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공업신식화부 탄생을 강력 천명했다.    

지난 10여년동안 중국 정보통신 산업은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 영향으로 급속한 발전을 이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관리감독 부재가 지적됐다. 

우선 관련법규 미비로 인한 소비자 피해 문제를 꼽고 있다. 일방적인 산업육성 정책으로 인해 비용, 서비스 등 면에서 소비자와 사업자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또 사업자간 무한경쟁과 중복투자로 인해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각각 나눠져 있었다.

특히 IT(정보기술), 통신, 인터넷 등 주요 산업영역의 끊임없는 융합에 따라 각 부문별 정부직능의 중복교차 문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과정 중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효율적인 정부조직 운영과 산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시급하게 떠올랐다. 

공업신식화부는 이런 배경속에서 탄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새로운 공업신식화부 탄생으로 그동안 중국의 정보통신 산업이 지녀온 숙원이 일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중국사회과학원 신식화연구중심 왕상둥(汪向东) 주임은 “기구의 통폐합 만이 정책협조와 관리감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구조적, 내부적, 기술적 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부문간 이해관계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업신식화부 탄생으로 통신시장 재개편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공업신식화부 탄생은 그동안 각종 소문으로만 떠돌던 통신업종 개편, 통신시장 재편 등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이동통신(中国移通) 왕젠저우(王建宙) 이사장은 “기업과 시장의 통폐합은 세계적 추세”라며 “통신업 재개편은 자원의 합리적 이용 측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더욱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식산업부 폐지와 공업신식화부 신설을 바라보는 눈이 환영일색만은 아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북경우전대학 칸카이리(阚凯力) 교수는 “대부제 개혁으로 정보통신 산업이 가진 문제점들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며 “그러나 합병후의 공업신식화부가 제조업을 기초로 하는 산업환경 아래에서는 여전히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가 존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로 이번 국무원 기구개혁 결정에 뒤이어 즉각 단행된  부장(장관)급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설된 공업신식화부 초대부장으로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 리이중(李毅中) 국장이 임명됐다. 그러나 폐지된 신식산업부 왕쉬둥(王旭东) 부장은 공업신식화부 부부장을 맡게 됐다.

직전까지 정보통신 산업의 수장을 맡았던 왕 부장이 부부장으로 오히려 직급이 낮아지면서 정보통신 산업 정책에 대한 비중도 함께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특히 신임 리 부장은 정보통신과 관련된 직무경험이 전무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앞으로 신식관리 업무가 공업신식화부내의 일개 국(局) 역할만 하게 된다면 정보통신 관리감독 업무가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공업신식화부가 자칫 공업생산 부문에만 중점 치중할 경우 정보통신 산업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은 하드웨어적 생산 뿐만 아니라 운영의 관리와 협조 측면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식산업부 폐지에 따른 정보통신 산업의 미래를 놓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시장발전과 미래방향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이건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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