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펀드 너마저…

전문가들 "눈높이 낮춰야"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자재펀드의 나홀로 강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외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원자재펀드는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인기몰이를 해왔으나 급격한 원자재가격 조정으로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펀드정보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원유나 곡물, 설탕 등에 주로 투자하는 19개 원자재펀드는 21일 기준으로 주간 수익률이 -7.91%로 해외주식펀드 가운데 중국펀드(-11.14%)를 제외하고 가장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금속성 광물(금.구리)에 주로 투자하는 9개 기초소재펀드도 주간 수익률이 -7.48%를 기록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원자재펀드와 기초소재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3.32%와 -1.15% 다른 해외펀드에 비해 아직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전에 각각 8.42%와 11.40%이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해외주식펀드 675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현재 -12.52%이다. 원자재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부분 원자재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 원자재조사청(CRB)이 산출하는 CRB 상품지수는 일주일만에 8.3% 떨어져 지수 산출이 시작된 1956년 이후 주간 단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WTI)도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온스당 1000달러를 넘었던 금값도 920달러선까지 밀렸다.

원자재가격의 급등은 이머징국가의 고성장으로 수요가 늘어서이며 최근 금융 불안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투기적인 수요까지 겹치 점도 큰 요인이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몰리면서 원자재펀드가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하가 일단락됐다는 관측과 함께 상품시장으로 몰렸던 투기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원자재펀드 수익률이 지금보다 더 악화된다면 펀드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가격의 조정이 불가피하다 해도 원자재시장 자체의 장기 성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적인 수익률 변화에 집착하지 말고 긴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원자재가격이 계속 떨어지기는 어렵지만 투기세력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며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권정현 연구원은 "원자재가격의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전체 투자 펀드의 10% 수준이 적절하다"며 "원자재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고 거치식보다 적립식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아주일보'(www.ajnews.co.kr)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