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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시장, 은행-증권-보험 3파전으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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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3-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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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설계사 신탁상품 판매 부분 허용 기존 금융프라자와 시너지 판매 급증 기대

보험설계사의 신탁상품 취득 권유가 허용되면서 보험사들이 신탁상품 판매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과 증권사들이 독식해 온 신탁업 시장이 은행 증권 보험의 3자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그동안 보험사 임직원만 할 수 있었던 신탁상품 판매를 보험설계사에게도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이번 조치로 펀드 판매 자격증을 가진 보험설계사는 소비자에게 신탁상품 가입을 권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계약 체결은 종전대로 보험사의 본점이나 지점에서 담당 임직원을 통해 해야 한다.

금감원은 은행과 증권사의 경우 영업점이 주요 판매 채널인 반면 보험사는 보험설계사가 주요 판매 채널인 데다 내년에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신탁업을 포함한 금융투자업에 대한 투자권유대행인 제도가 시행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판매 채널 확대를 요구해 온 생보사들은 반색하고 있다.

신탁상품은 고객이 운용 방법을 지정해 돈을 맡기면 위탁받은 금융사가 이를 운용해 이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생보사들은 고객의 은퇴자금이나 만기 보험금을 위탁받아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탁업을 신 수익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탁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생보사 중 최초로 신탁업에 진출한 미래에셋생명과 뒤이어 진출한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보험설계사를 통한 가입 권유가 금지돼 고객들에게 신탁상품 판매를 홍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미래에셋생명의 신탁상품 판매 잔고는 75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42억원, 12억원에 그치고 있다.

신탁업 시장의 터줏대감인 시중 은행들의 경우 신한은행이 이달까지 14조5000억원, 우리은행 14조원, 국민은행 9조원, 기업은행 5조9000억원의 판매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비슷한 시기에 신탁업에 진출한 증권사들과 비교해도 판매 규모가 턱없이 낮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까지 3조30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3조원, 1조8000억원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를 통한 신탁상품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생보사들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미래에샛생명 관계자는 "보험업 특성상 설계사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 계약을 체결하거나 권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생보사 신탁상품 판매도 활로를 찾게 됐다"고 반겼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신탁상품 판매 교육을 다시 실시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실 판매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생보사들의 신탁업 신규 진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과 흥국생명은 금감원으로부터 신탁업 진출 예비인가를 받은 후 현재 본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반면 강력한 라이벌을 맞게 된 은행과 증권사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만명의 보험설계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형 생보사들이 본격적으로 신탁상품을 팔게되면 판매 잔고가 금방 올라갈 것"이라며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복합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금융프라자를 대거 운영하고 있는 만큼 보험설계사 판매와 함께 시너지 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 생명의 경우 6000명의 FC들이 전국 48개 금융프라자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17개의 금융프라자를 운영 중이며 흥국생명은 현재 10개인 금융프라자를 2010년까지 4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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