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달 은행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출금리 하락폭이 예금금리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은행들의 예대마진 챙기기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5.40%로 전월대비 0.6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999년 4월 0.74%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예금금리가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은행권의 돈 가뭄 현상이 상당부분 해소된데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증시로 빠져나갔던 예금이 올 들어 회귀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들은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를 대부분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CD금리와 1년물 은행채 금리도 각각 0.53%포인트, 0.79%포인트씩 내렸다.
연 6.0% 이상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비중은 지난 1월 60.7%에서 지난달에는 10.6%로 급감했다. 반면 연 5.0~6.0%를 제공하는 상품 비중은 72.3%로 크게 늘었다.
지난달 대출 평균 금리도 전월대비 0.35%포인트 하락한 연 6.90%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락폭은 예금금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각종 대출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CD금리가 0.53%포인트나 떨어졌는데도 대출금리 하락폭이 0.35%포인트에 그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월에는 CD금리가 0.08%포인트 오르는 동안 대출 평균 금리는 0.17%포인트 오른 바 있다.
금리를 올릴 때는 시중금리 상승폭보다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시중금리보다 적게 내리는 등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금리 변동폭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는데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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