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가 무산됐다.
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인도네시아 6위 은행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의 지분 14%를 처분키로 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를 통해 최초 투자금액의 5배 이상을 회수하게 됐지만 당초 목표였던 경영권 확보에는 실패한 셈이다.
국민은행은 BII 지분 14%에 해당되는 142만2216주를 말레이시아 메이뱅크에 3749억5495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초 매입가인 700억원의 5배가 넘는 차익을 실현하게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 싱가포르 투자기관인 테마섹과 설악컨소시엄을 구성해 BII 지분 56%를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14%를 넘겨받은 바 있다.
테마섹은 지난 26일 메이뱅크에 지분 42%를 11억3000만달러에 팔기로 합의했다.
국민은행 측은 테마섹과 같은 가격으로 지분을 팔 수 있는 '매도참여권(태그어롱)'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당초 테마섹이 보유 중인 지분을 사들여 BII의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구상은 깨졌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BII에 대한 경영권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이 추진 중인 'KB 트라이앵글 네크워크'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와 카자흐스탄이 속한 중앙아시아, 중국 등 3개 지역을 연결해 해외 진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생각보다 좋은 가격에 지분을 팔 수 있게 됐다"며 "최근 인도네시아에 있는 130개 은행의 주가가 급등한 만큼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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