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과 휘발유 값 차이가 30원대에 불과해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3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3월 넷째주 전국 주유소의 리터당 평균 기름값은 경유가 1548.76원으로 휘발류 1677.82원의 92.31%까지 올라왔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과 가장 싼 지역의 기름값을 비교하면 격차가 35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3월 넷째주 서울시 주유소의 평균 휘발류 값은 1726.59원이었으나 전북도 주유소의 평균 경유 값은 1620.03원으로 35.33원의 가격차이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경유시세는 3월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경유는 오히려 하향추세로 돌아서면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역전 시나리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경유가격(싱가포르 시장)은 3월 셋째 주 배럴당 132.4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넷째 주에는 130.58달러로 소폭 내렸으나 4월 첫째 주 배럴당 131.80달러로 반등하며 다시 고점에 근접한 상태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시세를 2∼3주의 차이를 두고 따라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부분을 감안하면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이 가격은 경유가 배럴당 121.90달러였던 3월 첫째 주와 둘째 주 국제시세가 반영된 것"이라며 "아울러 국제시세의 상승에 (국내가격 상승요인인) 환율의 급등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경유가격을 환율로 환산한 세전기준 가격을 보면 경유압박의 정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업계는 3월 첫째 주 리터당 730원에 불과했으나, 3월 둘째 주 807원으로 와 3월 셋째 주에는 이 가격이 각각 807원, 852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3월 넷째 주에는 경유시세가 하락했지만, 환율도 하락세로 돌아서 환산가격은 리터당 820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휘발유의 리터당 환산가격은 3월 둘째 주 694원에서 셋째 주 689원으로, 넷째 주에는 685원으로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석유업계에서는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 국제시세가 국내가격에 본격 반영되는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경유가격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경유가 싼 기름으로 여겨지지만 국제시세는 원래 휘발유보다 비싸다"며 "경우에 따라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쌀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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