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엔 환율이 폭등세를 보였지만 엔화 대출은 1년4개월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원/엔 환율의 급변동으로 환차손 우려가 커지자 기업은행이 신규 엔화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등 은행들이 엔화 대출의 축소에 나서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 하나 신한 우리 국민은행 등 5개 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3월 말 현재 8700억엔으로 전월대비 71억엔 증가했다.
월별 엔화 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2006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들 은행의 엔화 대출은 2005년 말 7310억엔에서 2006년 11월 말 1조1435억엔으로 급증한 뒤 원/엔 환율의 상승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 2월 말 8629억엔을 기록했다.
지난 달 엔화 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부터 외화대출 상환 기한의 연장을 허용하면서 상환이 줄어든 데다 일부 기업이 원/엔 환율의 하락 반전을 기대하고 신규로 엔화 대출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원/엔 환율은 작년 10월 말 100엔당 785원 선에서 지난달 17일에는 3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060원대까지 치솟은 뒤 최근 940원대로 조정받아 등락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10억원을 엔화로 대출받았다면 환율 하락 덕분에 현 시점을 기준으로 상환해야 할 원금이 1억1300만원 가량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원화 대출의 3분의 1 수준인 연 2~3%대의 저금리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원/엔 환율이 지난 2월 중순 870원 선에서 한 달 새 200원 가량 폭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신규 대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향후 원/엔 환율 급등으로 엔화 대출 기업들이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에 대비해 환 위험 헤지 권고와 엔화 대출 자제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업은행의 경우 엔화 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자 환차손 우려와 자금 조달 상황 등을 감안해 지난 달 25일부터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대출의 만기 연장이 허용된 가운데 실수요에 따른 자연 증가분이 보태지면서 엔화 대출이 늘어난 것 같다"며 "원/엔 환율의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환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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