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달러당 6위안 진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올 1분기에만 4% 이상 절상됐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와 증시 부양을 위해 금리 인상 대신 위안화 가치를 추가로 절상키로 해 위안화는 당분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 절상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 경제 성장과 수출이 둔화돼 대중 수출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 원자재 및 기술을 도입해 중국 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달러당 6위안대 진입 초읽기=중국인민은행은 7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7.0020으로 고시했다. 지난 2005년 환율 개혁을 단행하면서 페그제를 폐지한 이후 최고치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지난 1분기에만 4.09% 절상됐다. 한 달에 1% 이상씩 가치가 상승한 셈이다. 2005년 이후 누적 절상률은 무려 15.64%에 이른다.
위안화 가치 절상은 올해 내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으로 금리 인상 대신 위안화 가치 절상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는 "위안화 절상이 내수를 부양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물가 억제와 증시 부양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급격한 가치 절상보다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판강 중국은행 통화정책위원은 "미국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갈 경우 투기성 핫머니 유입이 급증할 수 있다"며 "올해 위안화 가치 절상폭은 8~15%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수출기업은 '악재' 내수기업은 '호재'=대중 수출기업에는 위안화 가치 절상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 수출 감소는 중국 경기 침체로 이어져 대중 수출 기업도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 교통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10% 올라갈 때마다 중국의 대외 수출은 7% 가량 하락하고, 20% 절상될 경우 수출은 10.5% 하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명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이징 무역관 과장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수출이 둔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대중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온 임가공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올해부터 신노동계약법이 시행되면서 가뜩이나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 절상으로 전기요금 등 각종 경영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경영 한계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
반면 한국에서 원자재를 수입 가공한 후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반색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국산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다.
이동통신업체 등 중국 내 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위안화 가치 절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각종 서비스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 예정인 국내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장려하고 있는 서비스업종 및 내수 진작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무역협회 상하이 무역관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일단 원자재 조달선을 다변화해 위안화 가치 절상에 따른 환차손에 대비하고 비교적 환율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 서비스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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