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시행 '동상이몽'

증권사들 득실 전망 제각각

금융위원회가 밝힌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 제정안을 두고 증권사마다 해석이 분분하다.

자통법 시행안에 대한 평가는 물론 대.소형사의 득실에 대해서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통법 시행령 제정안은 ▲금융투자업의 진입장벽 완화와 퇴출요건 강화 ▲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 완화 ▲증권 인수와 기업 인수합병(M&A)의 신용공여.지급보증 허용 ▲투자자 보호와 영업의 자유 간 균형 도모로 요약할 수 있다.

◆긍정적 vs 부정적=증권업계는 자통법이 미칠 영향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통법이 증권업에 긍정적이란 측은 대형사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정부가 당초 의도한 대형 투자은행(IB) 탄생을 앞당길 걸로 내다봤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통법 시행령안 역시 정부의 대형 IB 육성이란 입법정신을 훼손하지 않았다"며 "최근 비명시적 규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 또한 규제환경을 어느 때보다 금융과 증권산업에 우호적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대형사는 규모 면에서 신규 진입자가 조기에 달성하기 어려운 영업권을 확보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유휴자본이 많기 때문에 자본의 효율성 확대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통법 시행이 증권업에 미칠 영향이 부정적이거나 미미하다는 쪽도 있다.

현대증권 구철호 연구원은 "진입규제 완화로 경쟁심화에 의한 수익성 하락 우려는 가까운 시간 안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통법 시행은 증권업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증권도 정부의 진입기준 완화로 당초 정책 목표인 증권사 대형화를 오히려 어렵게 만들었으며 증권업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수의 경쟁을 통해 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증권사 입장에선 당장 대형화를 추진할 이유도 없고 수익성 변동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의 떡 커 보여=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사와 소형사의 득실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자통법이 대형사에 유리하다는 측은 규모의 경제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될 걸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선호 연구원은 "퇴출규정 강화는 자통법의 본질적인 목적인 증권업 구조개편을 통한 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쉽게 만들었다"며 "이같은 점은 투자은행으로의 성장 잠재력을 지닌 대형 증권도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특화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소형사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쪽은 대형사의 단순한 수익구조가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수익구조가 단순한 대형사의 경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특정업무에 특화된 전문투자 업자의 성장으로 수익구조가 단순한 대형사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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