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중국 위안화 절상 가속화, 6.0위안 시대 본격 진입


중국 인민폐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채 치솟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경제에 미치는 이해득실 분석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지난주 그동안 예상돼오던 1달러당 7.0위안 벽이 끝내 무너졌다. 이제 본격적인 6.0위안대의 위안화 고가치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위안화 고절상을 놓고 벌써부터 중국은 앞으로 국내외 금융, 경제, 산업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지난주 위안화는 달러당 6.992위안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6.0위안대에 진입했다.

지난 10일 위안화는 달러당 6.992위안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6.0위안대에 진입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변동환율제도를 실시한 지난 2005년 7월 이후 2년 9개월만이다. 당시 8.11위안이던 위안화 가치는 끊임없이 상승해 3년도 되지 않아 절상 누계율이 15% 가까이 이르렀다. 그동안 무려 31차례나 절상 최고치 신기록을 세웠다. 환율개혁 전 8.2765위안과 비교하면 18% 가량 절상됐다. 

위안화 절상의 주된 원인은 무엇보다 중국 경제성장과 미국 경제침체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측은 위안화 절상 현상이 유로화, 엔화 등과 달리 달러화에 대해 강하게 나타나는 데 대해 미국측이 이를 주도한다고 보고 있다.  또 달러화 약세 외에 중국정부가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일정부분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의 구체적인 원인을 3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지난 30여년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노동생산성이 크게 제고됐다. 다음으로 수년동안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외화비축이 이뤄졌다. 그리고 최근 큰폭의 달러화 가치절하 등 외부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장샤오징(张晓晶) 교수는 “위안화 절상은 실질적으로 대외 무역확대, 국내 통화팽창 등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위안화 절상은 소폭 수준이고 단지 달러당 절상폭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지금처럼 시장의 수요공급 변화를 기초로 하는 변동환율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은 2005년 7월 21일이었다. 이후 2006년 5월 15일 처음으로 7.9982위안으로 8.0위안대를 돌파했다. 2007년 1월 11일에는 7.8위안대를 돌파해 7.7977위안이었다.

이 같은 절상속도는 올해들어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해 유발된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제약세에 큰 영향을 받았다. 때문에 7.0대 돌파는 예상된 일이었다. 올해만 벌써 절상율이 4.3%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5% 전후의 절상율이 가장 적당하다고 지적한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올해 절상율을 8~10%, 연말 환율을 6.72~6.57위안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속도로 절상이 계속된다면 연말에는 6.35~6.5위안까지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올해에만 절상율이 15%에 이르게 된다. 심지어 내년에는 7% 상승한 5.9위안까지 전망하면서 5.0위안 시대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은 올해 절상율을 8~10%로 연말에 6.72~6.57위안으로 내다봤다.

대외경제무역대학 딩즈제(丁志杰) 교수는 “국제시장에서 달러 약세는 안정을 되찾아 연말 절상율이 10% 이하로 6.6위안을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위안화 절상이 궁극적으로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날을 지닌 칼과 같다는 설명이다.

우선 급속한 경제성장, 높은 기업이윤 등과 함께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 산업 등은 물론 주가, 물가, 부동산가격 등 일반 서민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안화 절상은 핫머니, 유휴자금 등을 대량으로 유입시킬 가능성이 크다. 많은 해외자금 유입으로 탄탄한 유동성 기반을 마련해 줘 장기적으로 증시의 안정적 발전에 이롭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투기자금이 유입될 경우 취약한 중국 자본시장에 해가 된다. 또 과도한 유동성은 오히려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 주게 된다.

업계에서는 위안화 절상으로 큰 수혜를 입게 될 업종으로 금융, 부동산 등과 원자재 수입을 위주로 하는 기초시설, 소비, 항공, 제지 등을 꼽고 있다. 또 반대로 섬유, 의류, 전자, 가구, 제화, 경공업 등 분야에서는 경영압박이 크게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수출위주 업체들이다. 특히 미국시장 수출업체들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와 반대로 농업, 농산품가공업 등 수입업체는 오히려 혜택을 보게 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수출대금 결제는 모두 달러화 기준으로 처리된다. 이미 이윤은 거의 없어졌다. 춘절 이후 20%나 되는 기업이윤을 손해 본 꼴이다. 장부상 실적이 없다. 모든 수출위주 업체들이 비슷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때문에 수출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결제통화 변경, 입찰가격방식 변경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통해 생존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또 비달러화 거래시장 개척, 은행권 금융상품 활용 등도 서두르고 있다. 유로화 등 환율이 비교적 강세인 지역에 대한 바이어 발굴에 전력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동, 유럽, 동남아 등지 신규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원가절감을 위해 비효율적인 분야의 인원감축 등 기업 내부관리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고전하는 업종은 섬유•의류 분야. 노동생산력 의존도가 높은 데다 수출부가가치와 이윤율이 낮아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관련업체들은 업종전환이나 사업중단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하다. 업체중 3분의1이 도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섬유•의류 수출증가율은 18.9%. 그러나 올해 1~3월 수출액은 164.4억달러, 성장율은 5.7% 등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적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주된 원인이 바로 위안화 절상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많은 섬유•의류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산업구조 조정, 수출상품 가격 제고, 경영방식 다원화,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장샤오징 교수는 “기업은 국제시장 변화에 따라 생산경영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특히 이 같은 환율파동에 직면해서는 이미 선진국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금융수법을 이용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으로 달러화 저축 이용객이 크게 줄고 있다.

위안화 절상은 일반서민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은행권에서 달러화 저축 이용객이 크게 줄고 있다. 2005년 이전에는 달러화 저축이자율이 위안화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역전이 됐기 때문이다. 은행도 이 같은 달러화 저축 이용객을 보호하기 위한 금융상품 개발에 머리를 짜내고 있다.

또 중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한 달러화 결제의 상품구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달러화 절하로 인한 구매가격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달러화로 임금을 받는 외국계기업 근로자의 경우 실질임금 삭감이라는 손해를 당하고 있다. 한 외국계기업 근로자는 “달러화 절하로 지난 2년간 실제로 수입이 20%나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이밖에 유학알선업체, 여행업체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미국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위안화 절상이 좋은 소식이다. 8.0위안 기준으로 미국 유학비용은 연간 40만위안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연간 5만위안, 4년간 20만~30만위안의 유학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미국유학을 선택하는 학생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 달러화와 연동돼 있는 홍콩달러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홍콩 등지의 해외여행자수도 크게 늘고 있다. 홍콩 여행객수는 이미 지난해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 달러화와 연동돼 있는 홍콩달러도 위안화 절상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국내여행 사업분야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안화 절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달러화에 대한 신용도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를 크게 강화시켜 세계 통화시장에서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달러화와 유로화 위주의 국제통화가 위안화로 대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샤오징 교수는 “끊임없는 위안화 절상은 국제경쟁력 면에서 중국의 장기성장에 도움이 안된다”며 “때문에 전세계 경제구조를 기초로 하는  조정이 일정부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이 단기적으로 좋은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무역수지 흑자를 감소시키고 유동성 과잉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정부분 통화팽창을 억제할 수 있다. 이는 곡물, 석유 등 국제가격이 급상승하는 품목의 수입을 억제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미래성장에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국제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재정경제대학 차이루하이(蔡如海) 박사는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된다면 수출위주의 중국경제 성장이 급하락하는 경착륙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구조 조정을 통한 경제성장 방식 전환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안화 절상은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공수출을 위주로 하고 있어 결국 이윤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에서도 장기적으로 한국기업들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다./이건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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