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재료 물가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50% 이상 급등했다.
원재료 물가는 시차를 두고 최종재 물가에 반영돼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4% 급등했다.
지난 1998년 1월 57.6%를 기록한 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재료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45.1%, 2월 45.0%를 기록하며 40%대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달 들어 50%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원재료 물가가 치솟은 것은 재고가 감소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한데다 원유와 철광석, 고철 등 광산품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를 모두 합친 가공단계별 물가 총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0% 상승해 199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원재료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원재료 물가 급등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유가가 현 수준에서 폭등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115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하반기에 물가 급등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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