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상 최대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옥션 해킹 사건이 게임과 금융 등 인터넷 전반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해킹사건의 중심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인터넷실명제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옥션과 관련된 금융계좌정보가 무려 1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옥션해킹 이후 개인정보를 이용한 신분증 위조와 대포통장, 신용카드 발급 등이 우려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최대 이용자를 확보한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에서 도용된 아이디로 접속해 돈을 요구하는 사기사건이 발생해 10여명의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해킹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뚜렷한 원인규명 또한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함께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게임이용자들의 원성이 높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 또한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들은 옥션 해킹 이후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함께 비밀번호 변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한 게임포털 웹진 사이트에는 한국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수백건이 버젓이 게시판에 올라와 있어 개인 정보가 해외에까지 유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킹피해가 일파만파 번지는데는 정부가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면서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정부가 해킹 위험을 무시한 채 인터넷 실명제 등을 실시한 것은 문제를 더욱 키운 꼴"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정부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 아이핀 역시 허술한 점이 많은데다 정보제공 범위에서도 문제가 있는 등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옥션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된 것은 국내 보안 현실에 비해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며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해킹 위협에 대한 국가적 대책 수립만이 우려되는 대형 금융사기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온라인 산업의 위축 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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