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예산을 전년 대비 12%나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밝힌 금감원 예산 10% 감축이 현실화되도 금감원이 받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예산을 지난해 총수입보다 272억원(11.72%) 늘어난 2592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감독분담금은 전년 대비 234억원(13.25%) 증가한 2005억원으로 책정됐다. 감독분담금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7.36%에 이른다.
기업들의 유가증권 발행에 따른 발행분담금은 55억원(14.78%) 늘어난 428억원, 한국은행 출연금은 지난해와 같은 100억원으로 책정됐다.
금감원이 올해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대폭 늘려 잡으면서 금융위의 예산 삭감 조치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는 정부 조직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올해 금감원 예산을 10% 삭감하고 인력 구조조정에도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감원 예산이 10% 삭감되더라도 2333억원으로 지난해 총수입보다 많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예산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의 금감원 예산 삭감 조치가 생색내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금감원 예산을 삭감키로 한 것은 감독분담금을 줄여 금융회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였다며 "실컷 늘려놓은 예산을 10% 줄이겠다는 것은 형식적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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