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보험 가입 때는 각종 혜택을 강조하면서 정작 보험금을 지금할 때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보험사들의 영업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실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복잡한 보험 약관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바꾸기로 했다.
김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세종클럽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보험 판매에서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철저히 점검하고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당하게 보험급 지급을 거절하거나 불완전 판매, 과장 광고 등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제재하겠다"며 "보험 가입을 유도할 때는 '넓은 문', 보험급을 지급할 때는 '좁은 문'을 적용한다는 시장의 불만이 사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보험 약관의 경우 그동안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아 불필요한 민원이 발생해 왔다"며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험 약관의 이해도 평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소비자 눈높이에서 보험 약관의 이해도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또 김 원장은 "인허가나 영업 행위 등에 대한 유권 해석을 원하는 금융 수요자가 정확한 접촉 창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다"며 "보험도우미 제도를 도입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원장은 "신속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전에 금융회사에 검사 대상과 방향을 통보해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위규 사항을 적발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던 종합 검사도 경영 컨설팅 개념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독창적인 신상품에 대해서는 지적 재산권에 준하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해 금융회사의 개발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현행 지급여력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내년 4월 리스크 기준 자기자본제도(RBC)가 새로 도입되면 보험사의 위험 관리 수준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원장은 보험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보험사 최고경영자와 금감원장 간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건의를 받아들이고 휴대폰 번호 공개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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