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국내 자본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환은행이 외국계 자본의 수익 챙기기에 들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81%가 넘는 외국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스오피(ESOP) 컨설팅은 29일 외환은행 부점장 비상대책위원회의 의뢰로 작성한 '바람직한 외환은행 지분 재매각에 관한 정책제안서'에서 "외환은행 지분 매각시 국내 자본에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SOP 컨설팅은 "외환은행은 지난 40여년간 해외시장을 개척해 왔으며 전 세계에 한국의 대표은행을 알려진 만큼 브랜드 가치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국내 자본이 5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해 추가적인 국부 유출을 막고 해외시장 개척의 과실이 국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자본으로는 국민연금과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농협, 우정사업본부 등이 있으며 국내 사모펀드(PEF)도 많이 성장했다"며 "또 다시 외환은행을 외국계 자본에 넘길 경우 국내 금융자본은 규모를 키우지 못해 고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SOP 컨설팅은 외환은행 매각 방식으로 외국인에게 배정되는 지분에 한도를 설정하는 국민주 방식과 임직원 중심의 우리사주조합이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한편 외환은행 부점장 비대위는 28일 저녁 총회를 개최하고 외환은행 임직원이 참여하고 국내 자본을 전략적 투자자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외환은행이 매각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금융당국,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국내 은행들도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은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입찰을 통해 외환은행을 매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8개월 전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HSBC가 체결한 수의 계약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외환은행 인수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2년 전과 비교하면 인수 역량이 더욱 확대됐다"도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HSBC는 외환은행의 정체성 유지와 장기적인 발전, 고용보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지난 2006년 국민은행과의 매각 협상 때 직원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비대위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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