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올해 ‘100년만의 꿈(百年圆梦)’인 베이징올림픽 성공을 통해 세계 속에 우뚝 서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꿈꾸는 이 같은 야심에 대해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우려의 눈길과 함께 곱지만은 않다.
이미 해외 성화봉송 과정에서도 나타났듯 베이징올림픽은 그 어느 역대 올림픽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으리라는 불안감을 씻어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이 같은 우려와 불안을 얼마나 해소하는 지에 따라 올림픽 성공여부도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티베트 시위를 계기로 국제적으로 반중국 정서가 고조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경계•보안 태세에 나서고 있다.
우선 올림픽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기 시작할 무렵 터진 티베트 문제는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문제’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티베트 독립과 인권 문제를 내세우며 올림픽 순항에 연일 압박과 위협을 가하고 있다.
서방 선진국들은 중국이 손짓하는 개막식 참여, 올림픽 지지 등 협조 요청에 여전히 속 시원한 확답을 유보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만약 베이징올림픽이 ‘알맹이 없이 소문만 요란한 잔치’에 그친다면 당초 품었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때문에 급기야 중국도 지난 4일 달라이라마 특사와 대화를 갖기는 했지만 당초 예상대로 형식적 만남에 그쳐 앞으로 헤쳐 나갈 길이 멀기만 하다.
이는 남은 3개월 동안 중국이 얼마나 많은 인내를 갖고 국제사회를 향해 이해와 양보를 얻어 내느냐 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바링호우 세대를 주축으로 국내외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애국주의 과열 양상은 중국에서 조차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올림픽 기념품 매장에서 모형 성화를 고르고 있는 바링호우 젊은 이들.
여기에다 최근 일고 있는 중국인들의 지나친 애국주의 열기는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에서 마저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부상하는 ‘차이나 파워’를 믿고 국내외 각지에서 펼쳐지는 중국의 애국주의가 장기적으로 올림픽 성공 개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주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이들을 지칭하는 ‘바링호우(八零后•80후)’ 세대가 주축이 돼 일으키고 있는 애국주의가 과열양상을 띄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프랑스 성화봉송 저지사건으로 불붙기 시작한 애국주의는 국내에서 까르푸 불매운동을 넘어 국외에서도 대규모 올림픽 지지 집회와 시위, 반중국 단체와 폭력적 충돌 등으로 확산되며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오히려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과 견제만 유발시켜 득보다 실이 많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같은 이상열기가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는 중국조차도 자제 촉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또한 자국민 의식과 행동에 달려 있어 쉽지만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티베트 시위사건을 계기로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반민주•반인권 대상국가로 바뀌면서 올림픽을 전후해 고조될 테러, 시위 등에 대한 불안요소도 고민거리다.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안전에 먹구름을 드리울 지 모른다는 절박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내 테러위험을 경고하며 자국 여행자들의 주의를 당부해 놓고 있다. 인터폴도 테러조직의 테러, 반중국단체의 공격 등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중국이 안전확보를 위한 경계를 이유로 외국인 출입국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정신을 해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들어 중국은 외국인에 대해 입국 통제, 비자발급 제한과 요건 강화, 체류 단속 강화 등 강경책을 펴면서 올림픽 성공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심지어 보안상을 이유로 숙박업소, PC방 등 단속에다 대형 문화예술 공연 취소 등 철저한 통제조치를 잇따라 취하면서 올림픽 축제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중국이 안고 있는 대기오염, 식품안전 등 고질적인 문제도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로부터 불안감을 시급히 털어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각종 사건사고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적 불안감 뿐만 아니라 국제적 불안감마저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사건사고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적•국제적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말 산둥성에서 일어난 대형 열차충돌 사고 현장.
지난달 말 산둥성(山东省)에서 사망자 70여명을 포함해 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열차충돌 사고가 좋은 예다.
뿐만 아니다. 또 지난달 말 안후이성(安徽省)에서 발발한 치명적인 장바이러스 ‘EV 71’ 확산으로 어린이 사망 24명, 감염 5000명 이상 등이라는 대규모 공중위생 사건도 터졌다.
이 사례들은 모두 중국이 올림픽을 100여일 앞두고 안전과 보안을 자신있게 강조해 오던 가운데 터진 사건사고여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중국이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3개월 동안 전력을 쏟아야 할 대목은 바로 국제사회로부터 반중국 정서 해소와 안전성 신뢰 회복을 구하는 것이다.
이런 난관들을 지혜롭게 풀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만 세계 초강대국으로 우뚝 서려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만큼 거는 기대도 크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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