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남 마산에 살고 있는 김 모(남 32)씨는 지난 2002년 흥국생명의 무배당 뉴플랜적립보험에 가입한 후 매달 방문한 보험설계사에게 보험료를 냈다. 그러나 이후 보험설계사와 연락이 되지 않아 보험사를 찾은 김씨는 보험설계사가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를 횡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보험료가 미납되면 안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기존에 쌓아놓은 보험료에서 대체 납입됐다는 답변만 들었다.
#2 인천에 사는 서 모씨는 2004년 메트라이프생명에 월 200만원의 변액유니버셜보험을 가입했다. 이후 해약을 결심하고 보험사에 해약환급금을 확인했지만 손실이 너무 커 고민하다가 당시 증시가 호황이라 3년 가량 지나면 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고 기다렸다. 3년 후 해약환급금을 재확인했지만 금액은 전보다 더욱 줄어있었다. 보험사는 이미 납입된 적립금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계속 인출됐다고 설명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8일 보험료 자동대체납입제도에 잘못 가입할 경우 해약환급금이 바닥나 강제 해지될 수 있다며 소비자주의보를 발령했다.
보험료 자동대체납입제도는 불가피하게 보험료를 낼 수 없을 경우 기존 적립금에서 월 보험료를 인출해 보험 계약이 유지되는 제도다. 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유니버셜 상품에 적용되지만 일반 상품 중에서도 이 기능이 부가될 수 있다.
문제는 보험료가 미납될 경우 가입자에게 통지하지 않고 보험료 대체 납입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대체 납입이 계속되면 결국 해약환급금이 바닥나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강제 해지될 수 있다. 보험사는 적립금이 바닥날 경우 비로서 가입자에게 해지 사실을 통보한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이를 노리고 방문 수금을 명목으로 가입자의 보험료를 횡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보험료를 낸 줄 알고 있던 가입자가 횡령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대체 납입이 진행 중인 경우가 허다하다.
보소연 관계자는 "보험료 대체 납입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며 "가입자도 영수증 없이 보험설계사에게 보험료를 납입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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