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경기부양보다는 물가안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2008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계 잉여금 중 여유재원 4조9000억원 가량을 감세 등 확장적 재정정책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통화당국의 물가안정 의지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분간은 단기외채 증가와 금융기관 여·수신 구조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통화정책을 조심스럽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하는 한편 민간소비는 4.5%에서 3.0%로, 설비투자는 6.2%에서 2.4%로, 건설투자는 4.3%에서 2.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을 당초 26억달러 적자에서 6억달러 적자로 조정했다. 환율 상승에 의한 적자축소 요인이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적자확대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조동철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등으로 현재 물가 상황이 정상치를 크게 벗어나 있다"며 "단기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재정지출 확대(추경 편성)보다는 완만하고 지속적인 감세를 추진할 때"라고 말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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