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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생보사 맹추격에 국내사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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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5-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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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유율 3년새 4% 상승, 사업비 증가 등 수익성 악화 우려도

외국계 생보사들이 보험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면서 국내 생보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20%대를 돌파했다. 반면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업계를 주도해 온 대형 3개사의 점유율은 60% 밑으로 떨어졌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 회계연도(2007년4월~2008년3월) 기준으로 외국계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1.4%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997 회계연도에 1.0%에 불과했던 외국계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002 회계연도에 10.5%로 10%대에 진입한 후 2007 회계연도에 21.4%을 기록해 국내 진출 10년 만에 20%대로 올라섰다.

반면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3개 생보사는 56.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 생보시장을 독식해 온 3개 생보사의 점유율은 2005 회계연도 65.8%, 2006 회계연도 62.3%, 2007 회계연도 56.8%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 온라인 판매 등 판매 창구를 다양화해 국내 생보사보다 보험설계사 조직이 열악하다는 단점을 극복했다.

변액보험과 연금보험 등 새로운 영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점유율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나치게 외형 확대에 몰두해 온 결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ING생명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719억원 줄었다. AIG생명은 지난해 말 5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의 736억원에 비해 201억원 감소했다. 푸르덴셜과 메트라이프생명, 알리안츠생명 등도 같은 기간 41억원, 27억원, 16억원씩 순이익이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금보험이나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품"이라며 "외국계 생보사들이 이러한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점 확장이나 인력 확보 등을 위한 사업비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외국계 생보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 전체 사업비 규모는 지난해 말 3조44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조9539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 늘었다.

이에 대해 외국계 생보사들은 진출 초기에 사업 확장을 위한 지출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PCA생명 관계자는 "진출 6년 만에 흑자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다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22개 생보사가 기록한 순이익은 2조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보험료 수입은 74조9399억원으로 12.8% 늘었고 이 가운데 변액보험이 20조4313억원으로 44.4% 급증했다.

운용자산 이익률은 5.9%로 0.1%포인트 증가했으나 자기자본이익률(ROA)은 0.7%로 0.1%포인트 떨어졌다. 보험금 지급률은 2000~2002년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상품의 만기 도래로 10%포인트 상승한 66.6%를 기록했다.

28개 손해보험사는 전년 대비 54% 급증한 1조627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 하락,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운용 수익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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