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환차손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13일 현재 7256억엔(약 7조3300억원)으로 지난달보다 29억엔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후 2개월 반 동안 275억엔이나 급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외화대출 상환 기한을 연장하면서 상환 규모가 줄어든데다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규 대출이 늘면서 엔화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엔 환율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7일 100엔당 940원대였던 원/엔 환율은 최근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101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고객들은 환차손을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됐다.
예컨데 엔화대출로 20억원을 빌렸다면 상환해야 할 원금이 한 달만에 1억5000만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엔화 뿐 아니라 달러 등 주요 통화 표시 외화대출을 받은 고객들도 대부분 환차손이 불가피해졌다.
원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13일 현재 167억830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보다 소폭(6600만달러) 줄었지만 지난해 말보다는 무려 5억1200만달러나 늘어난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원화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외화대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 '아주뉴스'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