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으로 하나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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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5-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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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 확대 등 애국주의 대두 세계 각국의 인력지원은 거절

 중국 쓰촨성의 대지진으로 인한 공식 인명피해가 4만명을 넘어서고 전체 사상자가 10만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애국주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국내는 물론 해외 화교들까지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단결하면서 티베트 사태와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보였던 지나친 민족주의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지진을 계기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까지 출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976년 중국 탕산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사태를 축소하고 국제 사회의 구호제의를 묵살하다가 결국 24만 명이 숨진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재난 대처 방식도 문제였지만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난한 나라였기에 인프라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재해지역에 개인적인 도움을 전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지진참사에 대해 중국 국민들은 “이전 그 어떤 상황보다 강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상하이이스트' 블로그 운영을 돕고 있는 케네스 탕은 말했다.

전 세계 중국인들은 헌혈과 옷가지를 기부하고, 휴대폰을 포함한 다양한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유저들은 블로그와 게시판을 통해 재난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전하고 있다.

방송사에 의해 포장된 일부 거액 기부금 전달식도 공개되고 있지만 대부분 자발적인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신화통신에 따르면 14일까지 중국 내무부가 밝힌 기부금과 물품 총액은 6억위안(약 900억 원)에 달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한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지 않고 민간인들이 직접 재해 현장에 뛰어들어 구호품을 전하고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부금 총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WSJ는 무전기와 텐트, 재난민들을 위한 수천 장의 우비를 가지고 청두(成都) 및 인근 지역으로 봉사활동에 나선 원조우(溫州) 동부 도시의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양따즈(35세) 씨와 그의 친구들의 사례를 전했다. 양 씨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 매몰되어 있다”며 “우리가 뭔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두장옌(都江堰) 근처 지역에서도 인근 도시의 주민들이 물과 우유를 재난민에게 나눠주는 자발적인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인명 구조에 가장 중요한 ‘재해 후 72시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가운데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의 구호물자와 자금은 수용하되 재해지역의 교통과 통신 사정이 여의치 못한 점을 이유로 인력 지원은 공식적으로 거절한 상태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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