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1조62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손해보험사들이 전년보다 최대 4배 이상 증가한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보험료를 더 걷고 보험금은 덜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린 손보사들이 고객 돈으로 대주주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손보사의 대주주들은 이번 현금배당을 통해 수십에서 수백억원대의 투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38% 증가한 4738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삼성화재는 지난해(주당 1500원)보다 2배 증가한 주당 3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삼성화재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지분율 10.36%)은 무려 147억1700만원의 배당을 받게 된다. 2대 주주인 삼성카드는 69억원의 배당을 받게 되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도 4억55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전년보다 150원 증가한 주당 600원을 배당키로 결정했다. 동부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은 2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동부화재 지분 26.16%를 보유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아들 김남호 씨는 111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전년 대비 무려 307% 급증한 17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현대해상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주당 6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최대주주인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지분율 21.67%)에게는 약 116억2300만원이 배당된다.
115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LIG손해보험은 지난해보다 4배 많은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최대주주(지분율 6.58%)인 구본상 LIG넥스윈 사장은 23억7000만원, 2대 주주인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14억55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73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0월 1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 125원의 추가배당을 결정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지분율 21.33%)은 33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들이 이처럼 배당금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보험료 인상과 손해율 하락 등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4차례나 보험료를 인상했다. 지난해 1월에는 장기무사고 운전자가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시기를 12년으로 연장해 약 25%의 보험료 인상 효과를 거뒀다.
또 지난해 2월에는 긴급출동서비스 비용을 인상했고 4월부터는 차종별로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험료 인상 효과를 누렸다. 9월에는 운전자의 교통법규를 위반 항목 및 횟수에 따라 보험료에 할증을 붙이는 교통법규위반경력요율을 최대 20% 올렸다.
손해율도 2006년 78.9%에서 지난해 73.8%로 크게 낮아졌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출된 금액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보험사로 귀속된 보험료가 많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그동안 수익성 악화로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손보사들의 주장이 엄살이었다며 고객 돈으로 돈잔치를 벌이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수익이 발생하면 보험료 인하 등의 방식으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데도 손보사들은 오히려 보험료를 더욱 인상하려 한다"며 "이같은 행태가 이어질 경우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최소영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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