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프로그램=방송채널 논란

업계 “IPTV법 시행령, 헌법소원”... 방통위 "공청회서 얘기하자"

인터넷 멀티미디어법(이하 IPTV) 시행령에 명시된 방송프로그램의 해석에 대해 정부와 케이블업계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특히, 케이블업계는 정부가 콘텐츠 공동접근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어 시행령(안)대로 고시된다면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19조에 명시된 콘텐츠 동등접근에 규정된 ‘방송 프로그램’ 정의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IPTV법 시행령(안) 제19조(콘텐츠 동등접근)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 사업자가 제공하는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기준을 고시했다.

이 기준에는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시청률 또는 시청점유율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국민적 관심도로 규정했다.

시행령(안)은 이어 ‘해당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접근 및 이용 또는 거래의 거절·중단·제한으로 인해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 제공 사업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돼 경쟁사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여기에 해당하는 방송프로그램을 프로그램 채널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케이블업계의 모든 채널(영화·음악·뉴스 등)은 IPTV 사업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프로그램이 아닌 하나의 채널을 재전송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 관련업계 입장이다.

A케이블 업체 관계자는 “남북회담이나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들의 관심사를 담은 프로그램의 재송출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해당 채널을 모두 재전송하라는 것은 개인의 사유재산 침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행 방송법 ‘제78조’를 적용해도 될 것을 IPTV법에서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정말 정부가 제대로 알고 만들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78조의 재송신 조항은 라디오방송을 제외한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은 이동멀티미디어방송을 행하는 위성방송사업자를 제외하고, 재송신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케이블 업체 관계자는 “채널과 방송프로그램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방통위가 한심스럽다”면서 “만약 방통위가 현재의 시행령(안)을 고시한다면 헌법소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헌법소원과 관련 법조계에 문의한 결과 위한소지가 있다는 쪽의 답변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는 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공청회 등에서 논의되면 된다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 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프로그램은 채널로 규정하고 있는데, 업계의 반발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법이 확정된 것이 아니며, 공청회 등을 통해서 얘기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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