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지주회사 출범을 추진 중인 국민은행이 매트릭스 조직 도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후 자회사 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조직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2가지의 지주회사 운영 모델을 놓고 논의에 착수했다.
하나는 자회사들의 관련 부서를 사업단위(BU)로 묶는 매트릭스 조직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금융지주회사처럼 자회사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면서 부분적으로 매트릭스 체제를 적용하는 혼합형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업종별로 자회사를 구분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개인금융, 사업금융 등 기능별로 사업 단위를 구성하는 체제로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부문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세계적은 금융그룹들이 이미 도입해 시행 중이며 국내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하는 데 대한 조직 내부의 반발 기류가 커지고 있어 선정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지주회사 모델을 결정해야 하는 이사회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사회 관계자는 "매트릭스 조직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사회 구성원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 조직 문화와 맞지 않는 면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이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회사 출범 초기에는 자회사 중심 체제로 가다가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하게 되면 은행 소속원도 다른 부문장들에게 업무 지시를 받게 돼 2중, 3중의 잣대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스트레스 증가는 물론 고용 불안이 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매트릭스 조직이 국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제도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하게 검토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오는 23일과 27일 관련 회의를 개최한 후 이달 말 최종 모델을 확정할 방침이다. 또 오는 7월까지 지배구조 문제를 마무리하고 9월에 지주회사를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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